이건희 회장 유족들, 19兆 가치 주식 배분 공개 왜 미뤘나

"상속세 납부 이후 금감원 공시 사항"
"삼성생명만 대주주 변경 사안"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28일 약 30조원으로 평가받는 이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 및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계열사 주식 배분 비율은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 회장 유족들은 이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회장의 유산은 주식과 미술품,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을 합해 총 30조원 규모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중 공제된 영역을 제외하고 유족들이 내야할 상속세는 12조원대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4.1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 삼성 계열사 주식가치만 약 19조원이고 주식 상속세액만 11조400억원이다. 이 회장의 사망일 전 2개월과 사망후 2개월간 종가 평균에 최대주주 할증률 20%,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적용한 결과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이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1%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유족들은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구체적인 개별지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주식 상속 내역은 금융감독원 공시 사항이어서 이날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상속세 납부 신고 시한인 오는 30일 이후에는 공개된다.

재계 관계자는 "배분 비율은 이미 확정됐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생명만 대주주 변경 사안이라 금융당국에 우선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