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농지법 위반' 기성용 아버지 오늘 소환조사"

前행복청장 어제 추가 소환조사…내부정보 이용 부인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프로축구 FC서울 선수인 기성용과 그의 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28일 특수본에 따르면 광주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기 전 단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원래 오전 10시 소환할 계획이었지만 기 전 단장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오후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씨 부자의 혐의는 농지법 위반으로, 다른 부분은 수사 진행 상황을 봐야 한다"며 "기 전 단장을 조사한 뒤 기성용 소환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씨 부자는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개 필지를 수십억원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씨 부자가 매입한 토지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부지인 마륵공원 조성사업에 포함됐거나 인접해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기 전 단장은 "아들 이름으로 축구센터를 운영하는 게 내 꿈이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일 뿐"이라면서 "불법이 되는 줄 잘 몰랐던 점이 있었을 수는 있겠으나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샀다는 말을 듣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23일에 이어 27일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 A씨를 소환 조사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26일에 행복청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자료와 A씨의 진술을 비교 분석해 신병처리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행복청장 직위를 이용해 얻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행복청장 재임 시절인 2017년 4월 말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에 아내 명의로 토지 2필지(2천455㎡)를 사들였다.

2017년 1월 당시 ㎡당 10만7천원이었던 공시지가는 3년 만에 15만4천원으로 43%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퇴임 이후인 2017년 11월 말에는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의 한 토지 622㎡와 함께 부지 내 지어진 경량 철골 구조물을 매입했다. 인근 와촌·부동리 일원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될 예정이라 주변부 개발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