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과 인연 깊은 정진석 추기경…꽃동네·초중성당 등에 자취

청주교구장 봉직 당시 유산 흔쾌히 내준 곳에 초중성당 세워져
모친 안장된 꽃동네 "대성당에 빈소를 차려 100일간 추모 미사"

27일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은 충북과 깊은 인연이 있다.
정 추기경은 1961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서울대교구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 등을 거쳐 1970∼1998년 28년간 청주교구장으로 봉직했다.

특히 증평 초중성당과 음성 꽃동네에는 그의 어머니인 이복순 루시아(루치아) 여사의 숨결이 곳곳에 남아 있다.

초중성당은 정 추기경이 1996년 세상을 뜬 어머니의 유산을 정리하면서 희사한 땅에 건립됐다. 당시 증평성당에서 분리 독립을 추진하던 초중성당이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자 청주교구장이던 그가 흔쾌히 터를 내줬다.

1997년 6월 착공해 2001년 10월 28일 봉헌식을 한 이 성당은 지상 2층, 지하 1층(연면적 948㎡) 규모의 붉은 벽돌로 지어졌으며 신도는 1천200명가량 된다.

주보 성인은 정 추기경 어머니 세례명으로 고려해 '성녀 루치아'로 했다. 이 때문에 초중성당은 '성녀 루시아 성당'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생전 꽃동네 인곡자애병원에 장기 입원했던 정 추기경 어머니는 사후에도 꽃동네 성모상 앞에 안장됐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정 추기경은 2006년 꽃동네에서 열린 어머니 10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 당시 정 추기경은 "젖먹이 아들과 가난한 이웃 아이들에게 같이 젖을 물려주는 등 평생 사랑을 베푸신 어머니의 은혜로 주교가 됐다"며 "사제의 길을 가면서 어머니의 사랑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또 "사랑의 힘으로 일군 꽃동네에서 어머니가 영원한 안식을 위해 항상 감사하다"며 꽃동네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 추기경 선종 소식에 꽃동네는 대성당에 빈소를 차려 애도하고 있으며, 100일간 추모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그가 봉직했던 청주교구는 도민들의 애도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한 추모 미사와 추모관 조성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