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구 초석 놓으신 분"…정진석 추기경 선종 추모 물결

28년간 청주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충북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28일 성완해 안토니오 청주교구 총대리 신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 10월 추기경님을 만났을 때 청주를 첫사랑에 비유하며 그리워하셨다"며 "지금의 청주교구를 만드는 데 초석을 놓으신 분이었는데 주님 안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청일 옥천 성당 주임 신부는 "정 추기경님과는 청주교구장에서 주교로 계셨을 때 같이 일했는데, 온화한 성품으로 잔소리도 하지 않으셨다"며 "신부들을 믿고 일을 맡긴 인자한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회법전 번역 일 때문에 온종일 글을 썼던 추기경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눈이 침침하다며 힘들어하셨는데 끝까지 해내신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신자들 또한 정 추기경의 선종에 깊은 추모와 애도를 표했다. 초등학교 때 정 추기경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이모(30)씨는 "어릴 때 봤던 정 추기경님의 인자한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는데 애석하고 충격적이다"며 "추기경께서 각막 기증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위해 희생하시는 게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의 추모 미사는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과 충주 교현동 성당 두 곳에서 열린다. 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제단만 참석한다.

공식적인 빈소도 마련하지 않는다.

일반 신자들은 장례 기간 각 성당에서 정기미사 전이나 후에 개인적으로 추모의 기도를 올린다. 향년 90세의 나이로 선종한 정 추기경은 전날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정 추기경은 만 39세 때인 1970년 최연소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돼 28년간 봉직했다. 그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