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필요" vs "경쟁력 약화 국민에 전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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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청회 개최·시민참여단 구성으로 공론화 드라이브 KBS가 TV 수신료 인상을 위해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기로 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여론도 적지 않아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은 28일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TV 수신료 조정안을 위한 공청회'에 직접 나서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KBS는 이사회에 현행 월 2천500원인 수신료를 3천840원으로 올리는 안을 상정한 바 있다. 양 사장은 "수신료 조정은 미래의 일이지만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 망설였다"면서도 "역설적으로 각종 재난재해를 겪으며 공적 정보 전달체계가 중요해졌고 그것을 올바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 공영방송이라는 인식도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임병걸 부사장도 "40년째 동결된 수신료는 영국의 8분의 1 수준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하다"며 "인력 감축과 임금 동결을 반복하고 있지만 다양한 공적 책무에 드는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수신료 목표액을 '3천840원'으로 책정한 데 대해선 올해부터 5년간 KBS 기본 운영에 따르는 중기 재정수지와 공적 책무 57개 사업에 드는 예산, 경영 효율화와 자구 노력을 모두 반영해 외부 회계법인이 산정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공적 책무 사업에는 재난방송 24시간 스트리밍, 팩트체크센터 설치, 고품격 다큐멘터리와 대하사극 제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같은 초대형 기획 공연 연례화, UHD(초고화질) 전국 방송과 지역방송 강화 등이 포함됐다.
정윤식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원론에는 공감하면서도 명분, 산정 방법, 시기 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경쟁력 약화를 국민에 전가하기에 앞서 KBS 개혁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성우 우송대 글로벌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수신료는 넉넉하게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그동안 수신료 인상 논의가 주류 정치권에 의해 매번 소모적으로 반복됐는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시청자와 공영방송 미래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신료 관련 대표기구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재난 방송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재원이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면서 "다만 수신료 산정과 징수, 배분 기관이 하나로 묶여있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그래야 KBS에 대한 정치적 간섭도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미디어 환경 변화는 10여 년 전부터 예견된 것인데 경쟁력이 약화한 부분을 시청자, 즉 국민에게 전가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원 인천가톨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안정적 재원을 마련해 공영방송이 본연의 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동의하지만, 코로나19 정국에 인상을 주장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또 액수도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수신료 인상안보다는 공영방송 개혁안이 필요하고 여기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임 부사장은 "수신료 조정안을 내면서 내부적으로 반성한 부분이 많다.
많은 고견을 듣고 정책이나 콘텐츠에 반영하겠다"면서 "수신료 산정위원회를 통해 범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 그 부분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으로 실제 수신료 인상이 이뤄지려면 숙의 토론, 일반 시청자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조사, KBS 이사회 의결, 방송통신위원회 검토, 국회 논의 등 일단 형식적 절차상으로도 많은 과정이 남아 있다.
현재 정치권 상황이나 여론을 볼 때 인상안을 관철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KBS는 다시 운을 뗀 만큼 정해진 절차를 모두 소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KBS는 '시민참여단'을 다음 달 초 구성해 22일부터 이틀간 공론화 숙의 토론을 진행한다.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연령·지역별 대표성을 가진 2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뒤에 200명을 추려 시민참여단을 꾸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양승동 KBS 사장은 28일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TV 수신료 조정안을 위한 공청회'에 직접 나서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KBS는 이사회에 현행 월 2천500원인 수신료를 3천840원으로 올리는 안을 상정한 바 있다. 양 사장은 "수신료 조정은 미래의 일이지만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 망설였다"면서도 "역설적으로 각종 재난재해를 겪으며 공적 정보 전달체계가 중요해졌고 그것을 올바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 공영방송이라는 인식도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임병걸 부사장도 "40년째 동결된 수신료는 영국의 8분의 1 수준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하다"며 "인력 감축과 임금 동결을 반복하고 있지만 다양한 공적 책무에 드는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수신료 목표액을 '3천840원'으로 책정한 데 대해선 올해부터 5년간 KBS 기본 운영에 따르는 중기 재정수지와 공적 책무 57개 사업에 드는 예산, 경영 효율화와 자구 노력을 모두 반영해 외부 회계법인이 산정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공적 책무 사업에는 재난방송 24시간 스트리밍, 팩트체크센터 설치, 고품격 다큐멘터리와 대하사극 제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같은 초대형 기획 공연 연례화, UHD(초고화질) 전국 방송과 지역방송 강화 등이 포함됐다.
정윤식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원론에는 공감하면서도 명분, 산정 방법, 시기 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경쟁력 약화를 국민에 전가하기에 앞서 KBS 개혁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성우 우송대 글로벌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수신료는 넉넉하게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그동안 수신료 인상 논의가 주류 정치권에 의해 매번 소모적으로 반복됐는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시청자와 공영방송 미래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신료 관련 대표기구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재난 방송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재원이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면서 "다만 수신료 산정과 징수, 배분 기관이 하나로 묶여있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그래야 KBS에 대한 정치적 간섭도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미디어 환경 변화는 10여 년 전부터 예견된 것인데 경쟁력이 약화한 부분을 시청자, 즉 국민에게 전가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원 인천가톨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안정적 재원을 마련해 공영방송이 본연의 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동의하지만, 코로나19 정국에 인상을 주장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또 액수도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수신료 인상안보다는 공영방송 개혁안이 필요하고 여기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임 부사장은 "수신료 조정안을 내면서 내부적으로 반성한 부분이 많다.
많은 고견을 듣고 정책이나 콘텐츠에 반영하겠다"면서 "수신료 산정위원회를 통해 범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 그 부분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으로 실제 수신료 인상이 이뤄지려면 숙의 토론, 일반 시청자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조사, KBS 이사회 의결, 방송통신위원회 검토, 국회 논의 등 일단 형식적 절차상으로도 많은 과정이 남아 있다.
현재 정치권 상황이나 여론을 볼 때 인상안을 관철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KBS는 다시 운을 뗀 만큼 정해진 절차를 모두 소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KBS는 '시민참여단'을 다음 달 초 구성해 22일부터 이틀간 공론화 숙의 토론을 진행한다.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연령·지역별 대표성을 가진 2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뒤에 200명을 추려 시민참여단을 꾸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