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진석 추기경 각막, 실험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서울대교구 측 "전문가 살펴본바 기증은 힘들어"
28일 하루 참배객 약 1만명…文대통령 부부도 명동성당 조문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각막이 실험 연구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29일 유튜브 등으로 연 온라인 브리핑에서 "정 추기경님은 (자신의) 각막이 다른 사람에게 꼭 전달돼 빛이 되기를 원하셨으나 전문가들이 살펴본바 그것은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추기경님이 다른 사람에게 기증이 안 되면 연구용으로도 사용해달라고 청했는데, 그 유지를 받들어 실험연구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약한 바 있다.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 연구용으로 사용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또 허 신부는 "정 추기경님이 입원 두 달여간 남긴 통장잔고 약 800만 원은 치료과정에서 수고하신 의료진과 수녀, 봉사자들에게 선물을 하려고 한다"며 "일반 선물은 아니고 십자가, 묵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추후 잘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3월 통장에 있는 잔액 모두를 명동밥집과 아동신앙교육 선교장학회, 본인 이름으로 세워질 장학회 등 5곳에 기부한 바 있다.

이후 두 달가량 병원에 있으면서 교구에서 매월 지급해온 비용과 보훈처 참전수당 등이 다시 통장에 쌓였고, 잔고는 800만 원으로 불었다.

이에 병석에 있던 정 추기경은 나머지 통장 잔고는 그동안 자신의 치료를 위해 수고한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 선물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2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에는 약 1만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허 신부는 "바쁜 시기에도 명동성당에 발걸음을 해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9일 오전 9시 1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환담했으며,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편안한 상황에서 덕담하고, 기도하겠다는 말씀이 오갔다"고 허 신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