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포트폴리오' 이렇게 짜세요"…KB가 엄선한 종목

해외주식 리서치 부문에서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KB증권이 전 세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서 14개 종목을 엄선,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해외주식에 분산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유용한 지침이 될 것으로 KB증권은 보고 있다.

KB증권은 앞으로도 매 분기마다 포트폴리오를 조정, 해외주식 투자 고객들이 시장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동준 리서치센터장은 "해외주식 투자시 리스크를 관리하고 꾸준하게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포트폴리오 투자가 필수'라며 "일반 투자자들의 정보 부족 등을 고려해 리서치센터의 역량을 압축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가 엄선한 글로벌 9개 종목

KB증권은 우선 경기회복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경기민감주를 꼽았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의류 업체인 랄프로렌이다. 이익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현 주가는 경쟁사 대비 저평가라는 게 KB증권의 진단이다.

두번째는 반도체 노광 장비 업체인 ASML 홀딩이다. 노광 장비 부문에서 지배적인 시장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데 투자 포인트가 있다고 KB측은 설명했다.

에릭슨은 5G 인프라 투자 수혜주로 꼽힌다. 특히 유럽시장에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최근의 주가가 상승세지만 향후 이익 성장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KB는 분석했다.
중국 기업 중에선 3개 종목이 꼽혔다. 우선 테양광 웨이퍼와 모듈을 제조하는 융기실리콘자재다.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고려하면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게 KB측의 설명이다.

전기차용 분리막을 생산하는 창신신소재도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분리막은 2차전지의 안정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소재다. 하지만 기술 장벽이 높고, 증설 과정이 오래 걸리는 탓에 신규 경쟁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반영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투자 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를 고려해 보산철강도 추천 종목에 올랐다. 중국은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철강 생산을 줄이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형 철강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면, 대형 철강업체인 보신철강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이 종목은 철강 업황의 변동성을 고려해 중단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혔다. 국내 주식 가운데서는 카카오·SK·한국금융지주가 추천 대상에 올랐다.

◆5개 추천 ETF는

9개 종목 뿐 아니라 5개의 ETF도 포트폴리오에 들어갔다. 분산투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혜를 입을 ETF와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위주로 짜여진 ETF 등이 주로 추천 대상이다. 우선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 (ICLN)'다. 조 바이든 정부의 등장과 함께 '친환경, 클린에너지'는 피할 수 없는 투자 대상이 됐다. 이 ETF는 관련 기업에 분산투자하는데, 최근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변동성을 낮췄다.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KB증권은 'Knowledge Leaders Developed World ETF (KLDW)'도 추천했다. 이 ETF는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다. 특허, 지적 재산권 등 무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일수록 성장성이 높고, 향후 이익과 주가도 높다는 역사적 경험에 기반해 투자전략을 짰다.

VanEck Vectors Social Sentiment ETF (BUZZ)는 시장 변동성이 높은 '온라인상 화제 기업'에 주목하는 ETF다.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 온라인상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들에 집중한다. 다만 시가총액 50억달러 이상의 기업 75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비교적 안정성을 갖췄다.

미국의 반도체 투자 확대 선언에 발맞춰 미국 반도체 ETF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VanEck Vectors Semiconductor ETF (SMH)'다. 또 다른 반도체 ETF인 SOXX와 달리 대만 TSMC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파운드리 반도체 장비와 제조 공정 기업이 주로 편입돼있다.

미국 5G 산업에 투자하는 'Defiance Next Gen Connectivity ETF (FIVG)'가 마지막 추천 ETF에 올랐다. 송전탑 ,리츠, 케이블, 브로드밴드, 보안 등 단순히 5G 통신장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5G 관련 종목을 담았다는 게 특징이다. 한편 KB증권은 글로벌 6대 시장(한국·미국·중국A(후강통, 선강통)·홍콩·일본·베트남)을 대상으로 환전 수수료 없이 원화증거금으로 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