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주식형 펀드, 투자의 차이점 이해하기[하박사의 쉬운 펀드]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기업 상황과 주가는 같이 가지 않아
펀드매니저, 내 자산관리 대신 고민해줘
"펀드 관리는 정기적으로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3월. 코스피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140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정부의 유동성 지원과 각종 대책을 기반해 올해에는 장중 3266선까지 상승했습니다. 최근 증시는 310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앞자리 숫자가 2보다는 3이라는 숫자가 더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일이 대부분 그렇듯이,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집니다. 만약 코스피 지수 1500선 아래에서 주식을 매수해서 3000선에서 매도했다면 평균 2배의 수익을 얻었을 겁니다. 최근 1년간 2차전지 수혜주나, 삼성전자 등 우리가 들어본 대형주에 투자했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겁니다.하지만 현실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삼성전자만 보더라고 꾸준한 성장과 이익을 보여줬지만, 주가는 몇 년 동안 박스권 장세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주식가격은 장기적으로 성과와 이익에 수렴하지만, 시장의 환경과 트렌드에 따라 주식가격은 변동성을 보여줍니다. 가치와 가격은 항상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성장성과 주가, 비례해서 움직이는 않아

일반적으로 좋은 주식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업무와 일상에 바쁜 나를 대신해서 누가 해주면 안될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매일 시시각각 변하는 게 주식시장이니까요. 사회·경제의 여러 이벤트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이번 사건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나를 대신해 의사결정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펀드 관련 업무를 오래 하다보니 그동안 많은 펀드매니저를 만나보게 됩니다. 20년 이상 경험이 쌓이다보니 펀드매니저와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눠보면 감이 오곤 합니다. '이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는 신뢰가 가는구나' 또는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걸 보니, 길게 들어보지 않아도 믿을 만 하구나' 혹은 '더 들을 필요는 없겠는데' 등의 개인적인 판별법도 생겼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80% 이상은 경험이 투자설명서의 내용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기억에 남는 펀드매니저 중 한 명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는 주식매매 즉 회전율이 낮기로 유명합니다. 1년 중 포트폴리오가 거의 바뀌지 않고 매수 매도 거래도 별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대체 수수료는 받으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했습니다.막상 얘기를 나눠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서 전해드립니다. 그는 "저는 매시간 일어나는 국내외 뉴스와 이벤트가 펀드의 보유종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24시간 치열하게 고민을 합니다. 그러한 결과가 현재 펀드의 보유현황이고 포트폴리오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펀드는 투자자가 고민해볼만한 사항을 합리적인 수수료로 고민을 대신해주는 겁니다. 필자는 매일 평촌에서 시청인근까지 자가용으로 출퇴근합니다. 편도 30km의 거리이고 러쉬아워에는 교통혼잡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비교적 막히지 않는 시간을 이용하는데, 항상 우면산 터널을 통과합니다. 예외없이 25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거리와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해 통행료가 아깝지 않습니다. 지불하는 수수료만큼 얻는 시간과 편리함의 크기가 만족스럽기 때문입니다.

업무 특성상 매시간 나오는 뉴스, 각종 기관에서 발행되는 리포트들을 관심을 가지고 접하게 됩니다. 정보가 너무 많다보니 이것이 저것 같고, 이 정보가 저 내용인지 헷갈릴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정보를 볼때 한 발자국 떨어져서 큰 그림들을 보고 고객분들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지 생각하고 고객분들에게 조언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투자 분야는 저의 전공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증권회사의 팀장을 소개하거나, 간접투자상품인 펀드, 신탁상품을 포함한 투자상품에서 좋은 성과가 기대되는 상품을 선별해서 권해드립니다.

주식형 펀드, 투자자 고민해주는 대신 높은 수수료

주식형 펀드를 가입할때 약 1% 내외의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시장의 수익률을 웃돌고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는 펀드라면 이 수수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우수한 투자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장을 잘 분석하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주식 매매를 매순간 고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투자자인 나를 대신해서 해주는 상품이 필자에게는 맞다고 생각해서 주식은 우리사주 외에는 별도로 하지않고 간접투자 상품위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식투자와 주식형펀드 투자에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표>에서 보듯이, 주식투자는 개인이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을 정하여 책임을 지고 직접투자하는 반면, 펀드는 매매의사 결정의 권한을 투자전문가인 펀드매니저에게 일임을 하고 거기다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간접투자 방식입니다. 수수료를 지급하지만 펀드투자 성과는 전적으로 투자자 책임입니다.
&lt;표&gt;주식투자와 주식형 펀드투자 비교
주식투자는 장중에 보다 싼 가격으로 매수하고, 보다 비싼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반면 펀드는 거래가격이 하루에 한번 정해지는 기준가격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하루 중 어느 시간에 거래를 하더라도 동일한 가격으로 거래가 됩니다. 주식투자의 경우 투자자는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주식수와 주가를 잘 알고 관리를 합니다. 반면 펀드는 공동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일정지분인 좌수에 매일 펀드의 자산을 평가해서 공지되는 기준가격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보유한 펀드의 좌수가 주식의 주수와 같은 개념이고 주식가격은 펀드의 기준가격과 유사한 개념으로 매일 펀드의 기준가격을 보면 펀드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거래하는 펀드판매사의 펀드의 평가금액을 조회하면 보유하고 있는 좌수와 평가금액이 표시되고 기준가격은 표시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금액과 좌수를 안다면 (평가금액/좌수) x 1000 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펀드의 기준가격은 1000에서 시작합니다.)

필자는 오전 9시에 스마트폰을 열고 보유중인 펀드에 1만~2만원 정도를 입금하면서 펀드의 평가금액, 기준가격 등을 확인합니다. 기준가격이 일중 변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번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주식은 장주 최고, 최저가격에 거래를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항상 조금의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와 설명 의무를 대폭 강화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지난달 25일 시행되면서 투자상품 가입 절차가 복잡해졌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 소비자가 8일 서울 여의도 시중은행 창구에서 펀드 가입 상담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매번 1% 내외의 수수료를 원금에서 차감해 지불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펀드 수익목표를 10% 안팎으로 봤다면, 1% 수준의 수수료는 나를 위한 고민의 대가로 지급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투자자는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될까요? 목표금액과 수익률을 정하고 이를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있는 펀드판매사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펀드관리의 수고가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 소중한 나의 자산이 여러가지 시장의 변수와 펀드매니저의 운용역량 등에 따라서 변합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음과 같이 펀드상품을 관리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펀드도 목표 정하고 정기적인 관리 필요

첫째, 목표금액과 목표수익률을 정해서 관리합니다. 매일 한번이면 좋겠지만,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특정 요일을 정하면 좋습니다.) 펀드의 수익률과 평가금액을 조회해서 특이한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둘째, 수익률의 변화가 감지되었다면 특히 하락률이 커진 경우라면 시장의 큰 뉴스, 펀드의 변화(펀드매니저 교체, 환매금액 증가) 등을 확인합니다. 펀드닥터 등 펀드관련 사이트 또는 포털사이트 펀드섹터에서 기본적인 펀드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내용이 잘 파악되지 않는다면 펀드판매 담당자에게 문의를 해서 확인하고 펀드 매수,매도 의사결정을 합니다.

셋째, 적립식투자와 목돈투자는 관리방법과 빈도에 차이를 두어서 관리합니다. 적립식투자는 최소 2년 이상 장기투자를 목표로 합니다. 때문에 주 1회 또는 월 1회 정도 내용을 파악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목돈투자의 경우에는 가급적 매일 한번 정도 핸드폰 앱으로 뉴스를 볼때 같이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식투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자되는 반면 고수익을 단기간에 올릴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적은 금액에서 출발하고 관련공부를 충실히 하고 경험을 쌓는다면 어떤 자산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급부인 큰 원금손실도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 (주식형)펀드투자는 시장의 성장률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고민을 펀드매니저에게 위탁하고 수수료를 지급해서 합리적인 수익률을 거두고자 하는 간접투자입니다. 나의 고민을 펀드매니저가 대신해 줍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많은 펀드중 어떤 펀드가 나의 투자성향과 상황에 부합하고 나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것인가는 나름의 공부와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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