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산로 살해사건' 피해자 물품서 DNA 발견…실마리 풀리나

등산 스틱에서 조각 DNA 3점 확인, 남성 1명·여성 1~2명 추정
완전한 DNA 아니지만, 용의자 나오면 대조해 볼 수 있어
27일째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미궁에 빠진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 살인사건'에 실마리가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2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피살된 A씨 소지품에서 제삼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 DNA 3점이 발견됐다.

해당 소지품은 살해 당시 A씨가 가지고 있던 등산용 스틱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물품을 검사하던 경찰은 등산 스틱에서 긁힌 자국을 발견하고 정밀 분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분석에서는 DNA가 나오지 않았지만, 긁힌 부분 주변을 24조각으로 분해해 미세 DNA까지 채취한 결과 조각 DNA를 확보했다.

DNA는 모두 3개로 1명은 남성의 것이고, 나머지 2개는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까지 동일한 인물인지 각기 다른 사람의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았다.

조각 DNA이다 보니 경찰이 보관하는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에 돌려 볼 수는 없지만, 특정 용의자가 나타나면 해당 DNA와 대조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DNA가 A씨 시신을 병원에 옮긴 소방대원이나 의료진의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유력 용의자가 나타날 때마다 DNA를 대조하면 사건을 풀어가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78명의 수사 인력을 동원해 등산로 인근 400여 세대 마을 주민들과 피해자 지인들의 알리바이(현장 부재 증명)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말다툼했을 때 많이 나타나는 형태처럼 A씨 시신에서 얼굴 주변이 많이 훼손된 점,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은 듯 깊은 상처가 없는 점 등을 바탕으로 우발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90여 개의 폐쇄회로(CC)TV와 3천여개 통화 녹음 파일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지난 3일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7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됐다.

A씨 몸에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피를 많이 흘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