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내가 잘못했다' 골드만, JP모간이 반성한 이유
입력
수정


이날 장 마감 뒤 발표된 아마존의 1분기 실적도 기업 실적 개선이 트렌드임을 입증했습니다. 매출은 1085억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44% 폭증했고 이익은 81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는 15.79달러로 예상 9.54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44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중 가장 높은 숫자를 불렀던 사람이 12달러였는데 이를 가볍게 넘긴 겁니다.

다만 로드 할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실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투자등급을 '매수'가 아닌 '중립'으로 높이고 목표가도 기존 83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전날 종가(133.58달러)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JP모간의 앤드류 타일러 전략가는 전날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고객 메모를 통해 "조정(dip)이 생길 때마다 매수하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과 광범위한 경제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아무런 정책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데 단호하다.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에 여전히 매월 1200억 달러의 양적완화(QE)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개선되고 있으며 경제가 완전히 재개되기 전까지는 이제 몇 주 남지 않았다"면서 결론적으로 "Fed의 발표는 시장에 긍정적이다. 모든 조정이 있을 때마다 매수하라"고 주장했습니다.이는 그동안 여러 IB들이 속속 모건스탠리, 도이치뱅크를 위주로 한 조정론 진영에 합류했던 지난주의 모습과는 다릅니다.
월가 관계자는 "결과를 보고 움직이겠다는 파월 의장의 말을 정말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러도 6월 FOMC까지, 정상적이라면 8월 잭슨홀 회의까지는 현재의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파월은 지난해에도 잭슨홀 회의에서 평균물가목표제(AIT)에 대해 상세히 밝혔었습니다. 물가가 2%를 넘어도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겠다는 지금의 방식은 AIT 채택으로 인해 가능해졌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정말 이제부터 곳곳에서 버블이 커지지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달 들어 금리가 안정세를 보였던 것도 이런 관점에서 설명하는 이가 있습니다. 한 월가의 트레이더는 "워낙 돈이 많다보니 모두가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채권으로까지 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매수세가 금리 상승을 저지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 경제가 한 분기 연 6.4% 상승하는데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대에 머물고 있다는 건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 연 6%대 성장하던 1980년대 금리는 연 6~19% 사이에 머물렀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5월 둘째 주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 때가 금리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선 첫째 주에는 세계 곳곳에서 연휴가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29일부터 5월5일까지 골든위크를 맞습니다. 중국에서도 1~5일 노동절 연휴가 이어집니다. 이달 미 국채를 매수해온 일본, 중국의 투자자들이 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5월7일 4월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발표됩니다. 전날 파월 의장은 "3월 한 번의 멋진 고용보고서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거시경제 지표가 충족이 되어야 테이퍼링도 하고 금리도 올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월이 밝히듯 Fed가 정책을 바꾸게 된다면 그 이유는 물가, 그리고 고용입니다. 물가의 경우 당분간 높아진다해도 파월 의장은 "일시적"이라고 무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의 경우 쉽지는 않을 겁니다. 팬데믹 이후 지난 3월까지 미국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한 실업자는 840만 명입니다. 그런데 지난 3월 미국의 고용은 한 달간 91만6000명 증가했습니다. 만약 4월에 200만 명, 5월에 300만 명 이런 식으로 고용이 개선된다면 양적완화 등 현재의 완화적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프리스는 이날 "4월 신규고용이 210만 명에 달하고 5월에는 300만 명대에 달할 것이다. 6월 FOMC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말 이런 수치가 나온다면 Fed가 먼저 움직이기도 전에 금리가 2%대로 훌쩍 뛸 수도 있습니다. 이날 나온 1분기 GDP 등 경제지표를 보면 그렇게 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5월을 앞두고 "5월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5월~9월의 수익률은 다른 달에 비해 떨어집니다. 확실히 계절효과가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