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투기…탐욕과 광풍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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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
Cover Story커버스토리독자 여러분! 지금 인터넷 뉴스 검색창에 광풍, 투기, 과열을 쳐보세요. 세 가지 뉴스가 뜰 겁니다. 비트코인, 부동산, 주식~. 뉴스를 자세히 읽어보면, 비트코인에는 광풍, 부동산에는 투기, 주식에는 과열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 뿌리 5만달러' 17세기 튤립 광풍처럼
가상화폐·부동산·주식마다 '영끌'과 '빚투'
검색창을 통해서 본 세상은 온통 ‘광·투·과’에 물든 듯합니다. 부모님들은 부동산에, 형 누나 삼촌은 비트코인과 주식에 꽂혀서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광풍, 투기, 과열 현상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를 불확실하고 불안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불확실은 탐욕 심리를 부채질합니다. 우리나라에만 ‘광·투·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가 더 그렇습니다.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한몫을 잡으려 합니다.2009년 비트당 0.000994달러였던 비트코인에 돈이 몰리면서 가격이 6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70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탐욕의 광기’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유난히 더 높다고 하니 웬일인지요? 부동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했습니다. 3억원 하던 변두리집이 두세 배 상승했고, 10억원 하던 서울시내 집이 20억원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투기라고 야단이고 정부가 때려잡겠다고 또 난리입니다. 주식시장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을 내서 투자)’로 달아올랐습니다.
광풍, 투기, 과열, 탐욕의 역사는 인류 역사상 자주 나타났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광풍’ ‘튤립 탐욕’은 유명합니다. 금융투기의 역사를 가르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죠. 당시 튤립 뿌리 하나의 가격이 비트코인처럼 폭등했더랬습니다. 튤립사건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미시시피주식회사 사건, 남해주식회사 과열, 미국의 대공황 등이 잇따랐죠.
《꿀벌의 우화》를 쓴 버나드 맨더빌은 인간의 탐욕이 새로운 것(증기기관, 기차, 전기, 자동차, 휴대폰 등)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고, ‘북학의’를 쓴 조선 실학자 박제가는 탐욕하는 마음이 없어서 조선이 가난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탐욕이 경제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다니 재미있군요.최근 비트코인, 부동산, 주식 같은 자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탐욕은 어떤가요? 탐욕의 역사, ‘투자와 투기, 도박의 차이’를 4, 5면에서 더 배워봅시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