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1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산화막 두께 측정 성공

"절대 두께 측정 가능…국제 기준으로 인정"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국산 장비를 이용해 1㎚(나노미터·100만분의 1㎜) 이하 반도체 산화막 두께를 정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원은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첨단 측정 장비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1㎚ 반도체 산화막의 절대 두께(다른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제 두께)를 측정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반도체 집적회로 공정에서는 기판 산화막을 얇고 균일한 두께로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화막은 표면을 보호하고 전자의 이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산화막 두께 측정을 위해 투과전자현미경(TEM), 분광타원계측기(SE), 엑스선반사측정기(XRR) 등 장비가 쓰이지만, 측정한 산화막의 두께가 실제와 큰 차이를 보이는 등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가 기존 반도체 산화막 두께 측정 엑스선광전자분광기(XPS)와 달리 두께 결정 기준이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는 나노미터급 두께 박막의 조성, 분포도, 두께 등 정보를 원자층 깊이 분해능(식별 능력)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국제회의에서 하프늄 산화막(HfO₂)의 기준 두께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채택되는 등 국제 기준으로도 활용됐다.

국제도량형위원회(BIPM), 물질량자문위원회(CCQM)와 공동 파일럿 연구에서도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에 의한 측정을 나노박막 두께 측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인정받았다.

김경중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국산 첨단 측정 장비를 이용해 반도체 소자 제작 공정의 핵심 측정기술을 확보했다"며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서페이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 지난 15일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