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디자인 트렌드를 주목하라”

한경 CMO Insight 「한국의 마케터」

정이현 센트비 마케팅 그룹장
정이현 센트비 마케팅 그룹장/사진=센트비
“디자인 트렌드에서 마케팅을 위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으세요”

해외송금 핀테크 기업 센트비의 정이현 마케팅 그룹장은 디자인 잡지 애독자다.정 그룹장은 “10년 넘게 디자인 잡지를 구독하고 있다”며 “대중들이 즐겨볼만한 것을 한 발 앞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의 취향 변화를 민감하게 캐치해야 하는 마케터에겐 ‘음악’ 다음으로 디자인이 많은 영감을 준다”고 조언했다.

정 그룹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제일기획과 CJ ENM을 거쳐 센트비에 조인했다.

Q: 디자인을 활용한 사례는

A: CJ ENM에서 음악콘텐츠 관련 업무를 맡았다. ‘1020 세대’가 원하는 뮤직 페스티벌을 만들어야 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갑론을박을 벌였다.

당시 디자인 잡지에서 수개월간 ‘레트로’를 다루고 있었다. 뮤직 페스티벌에 레트로 콘셉트를 포함시켰다. 공연장 수용인원을 훨씬 넘는 관객이 찾아오는 성공을 거뒀다.

Q: 디자인 잡지를 활용하는 방법은

A: 한 번 보지 않고 여러 번 본다. 처음엔 대강 훑어보면서 눈에 띄는 게 있는지 살핀다. 그것이 왜 눈에 띄었는지를 생각한다.

낯선 것에 대한 센시티브한 느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 느낌이 그냥 흘러가버리지 않도록 메모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한다.시간이 지난 다음에 눈에 띄었던 부분을 숙독한다. 잡지 기사가 자신의 생각과 같은지 다른지를 비교한다. 잡지의 견해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Q: 센트비 성과가 좋은데

A: 개인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 이후 누적 송금액이 지난해말 1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송금 건수는 120만건에 달한다. 해외 송금이 가능한 국가가 50개국이다. 낮은 수수료, 빠른 송금 속도, 간편한 절차가 이런 성과를 만들어냈다.

Q: 가장 인상적인 프로젝트는

A: 센트비의 주요 타깃 고객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필리핀, 베트남 등의 이주 노동자들이다. 작년 10월까지 많은 고객이 한 번에 유입됐다. 그러다보니 이탈하는 고객들이 생겨났고 어떤 이유로 이탈하는지 모니터링했다.

이탈한 고객을 100% 다시 모셔오고, 새로운 고객을 100% 늘리자는 의미로 ‘100% 프로젝트’를 올해 초 시작했다. 이벤트 참여 고객 모두(100%)에게 혜택을 드리기로 했다.

이탈 고객 중 샘플을 뽑아 특성별로 잘게 구분한 뒤 맞춤형 문구로 앱푸시를 했다. 앱푸시 오픈율이 대개 2~3% 수준인데 11%에 달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오픈한 고객은 모두 돌아왔다는 점이다.

샘플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고객들에게 같은 방식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Q: 마케팅 관련 최대 이슈는

A: 애플이 아이폰 개인정보활용 동의를 까다롭게 변경했다. 앱을 운영하는 기업들로선 지금까지의 고객 추적 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상황이다. 디지털 마케팅과 타깃 고객 정보 수집에서 격변의 시기다. 앱을 깔고 사용 등록을 하게 유도하는 정보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Q: 센트비 마케팅 전략은

A: 데이터 드리븐 퍼포먼스 마케팅에 집중한다. ‘맨땅에 헤딩’하는 경우도 있다.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 그렇다. 싱가포르는 거주하는 한인 수가 적어 데이터가 부족하다. 인도네시아는 교민들 사이 네트워킹이 약해서 데이터가 적다.

이런 상황에선 직관적으로 ‘이게 먹힐 것 같다’식으로 데이터 없이 마케팅을 시도한다. 데이터에는 항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한다.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고, 분석할 때 오류가 생길 수 있어서다.

■ Interviewer 한 마디

“차별화 포인트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정이현 마케팅 그룹장은 “마케팅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다들 쉽게 말하지만 누가 그것을 마케터의 손에 쥐여 주지 않는다”며 “마케터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케터가 자신의 제품(서비스)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어떤 차별화 포인트로 전달할지 ‘창조’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마케터의 창조, 창작 역량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이탈한 고객을 다시 불러오는 힘이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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