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로 남는 백신 없나요" 전국 지자체에 문의 쇄도

일부 국가서 접종자 관광 허용 등 영향 때문인 듯
방역당국 "예비명단에 있어야 접종 가능…위탁시설은 자체 대상자 선정"
"백신 접종을 취소한 사례가 없나요. 저가 먼저 맞고 싶은데요.

"
보건소나 접종센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접종 예약 불이행(노쇼)으로 남은 백신을 맞을 수 없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충남도에 따르면 29일 하루 충남 15개 시·군에 노쇼로 남은 백신 접종 문의 전화가 40여건 접수됐다. 충남도의 경우 백신 접종 예약이 취소되면 대체 접종자를 섭외하거나, 접종 일자를 연기한다.

여의치 않으면 보건소 대응요원, 접종센터 상주 봉사자, 접종자 수송차량 운전자 등을 우선해 예비명단에 올려 접종하고 있다.

세종시 아름동 예방접종센터의 경우 75세 이상 어르신, 노인시설 입소·이용자 및 종사자 등 하루 400∼500명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노쇼 비율은 최근 아예 없거나 많아야 5∼6명 수준이다. 울산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일부 국가가 백신 접종자에게 관광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일선 보건소, 접종센터, 의료기관에 백신을 먼저 맞을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 오고 있다.

하지만 노쇼 백신 물량이 생겨도 예비명단에 없는 사람이 접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울산시 설명이다. 울산 남구보건소의 경우 노쇼 물량이 생기면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하는 대응요원에게 접종하는 방식으로 백신을 처리하고 있다.

이 요원들은 주로 백신 접종 우선 대상자에 해당하지만, 아직 접종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 보건소에서는 하루 600∼800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하는데, 이중 노쇼는 10∼20명 수준이다.

부산지역에서 기타 접종으로 분류된 이는 1차 접종 대상자 6만9천287명의 1.1%인 785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시는 이 기타 접종자 상당수가 백신 노쇼로 인해 차순위 대상자나 접종센터 대응요원 등이 백신을 맞은 사례로 추정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예약 당일 대상자에게 전화해 접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할 수 없는 경우 사전에 예비 명단을 작성해 대체 접종을 하고 있어 노쇼로 인한 백신 폐기 물량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충남도 방역 담당자는 "백신이 남아돌면 모르겠는데 모자라기 때문에 폐기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지역 접종센터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는 위탁 의료기관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보건소, 접종센터에서는 노쇼에 대비해 예비 명단이나 차순위 대상자를 사전에 선정하지만 위탁 의료기관에서는 이런 과정 없이 병원 환자나 보호자 등에게 동의를 받고 바로 접종한다.

광주시 일부 위탁 의료기관에서는 노쇼 등의 이유로 AZ 백신이 남으면 병원 환자나 주변 상인 등에게 접종하는 사례도 있다고 방역 당국은 전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위탁 의료기관에서 하루 1∼2명 정도가 개인 사정이나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접종을 취소하는 일이 생긴다.

이러면 당일 병원을 방문한 환자나 보호자 중 백신 접종 동의자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Z 백신은 1 바이알(병) 당 10명, LDS 주사기 사용 시 최대 12명까지 접종할 수 있다. (김준호 손상원 허광무 김선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