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안심하라는데…공매도 재개후 전략 "이것 피해라"[공매도 포비아②]

주식투자, 하던 대로 해도 괜찮을까

공매도 재개 후 투자전략…"바이오 업종 피해라"
조정 받는 증시, 공매도 재개 앞두고 선반영
MSCI 지수종목변경·코스피200 종목변경 시점 '주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공매도가 1년 2개월만에 재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선 당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 두 차례의 공매도 중단 후 재개에서 증시 폭락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과거와 같이 큰 충격없이 투자할 수 있을까.

금융당국은 오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으로 제한돼 공매도를 재개한다.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일시에 재개하기 보다는 부분적으로 재개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다.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16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처 이후 전날까지 약 1년 2개월간 코스피지수는 1714.86에서 3147.86으로 1433포인트 급등했다. 지수 상승률로 보면 무려 83.56%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상승 폭은 더 컸다. 코스닥은 504.51에서 983.45로 478.94포인트 뛰었는데, 상승률은 94.93%에 달한다.

그동안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었던 제약·바이오 업종도 수혜를 입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의약품 업종과 코스닥시장의 제약 업종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의약품 업종 시가총액은 69조7526억원에서 140조2449억원까지 치솟으면서 2배 가량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의 제약 업종 시가총액도 23조3147억원에서 52조8806억원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공매도 재개, 영향 제한적?…과거 사례 살펴보니

최근 증권가에선 공매도 재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개별 종목에는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지수 하방 압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실제 공매도 금지가 풀린 2009년과 2011년은 어땠을까.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공매도가 재개된 당일인 2009년 6월1일 코스피지수는 1415.1로, 직전 거래일인 5월29일(1395.89)보다 1.4% 올랐다. 석달 후에는 16.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539.56로 집계, 직전 거래일(528.80) 보다 2.03% 올랐지만 석달 후에는 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 위기로 금지됐던 공매도가 풀린 2011년 11월10일 코스피지수는1813.25로 전날(1907.53)보다 하락했지만 석달 뒤에는 1993.71로 4.50%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공매도 재개 당일에는 4.05% 하락했으며, 석달 뒤에는 3.78% 상승한 528.67로 집계됐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단위의 충격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2008년과 2011년에 공매도 금지를 시행했고, 금지해제 직후 3개월 동안 코스피200은 10% 이상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스피 지수는 공매도 유무를 떠나서 지수 선물의 매수(롱)와 매도(숏)의 거래가 상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물(주식)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도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매도 재개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데다 코스닥지수도 약 21년 만에 1000선을 찍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어느 시점에 시장에 뛰어들지가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하방 압력은 불가피하다"면서 "과거 공매도 금지 시점과 달리 현재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많이 올라온 상황이기에, 공매도 재개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정 받는 증시…공매도 언제 몰려오나?

최근 증시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조정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각각 2.16%, 4.52% 하락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글로벌 악재 없이 국내 증시만 크게 하락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공매도 재개를 앞당겨 반영하면서 지수 전체가 빠진 것으로 보이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공매도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달 12일에 발표 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일과 코스피200 구성종목 정기변경일인 6월10일을 꼽았다.

전균 연구원은 "당장 3일 첫 영업일부터 공매도가 대량 쏟아질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아마 이달 중에는 MSCI 지수 종목 변경과 6월 코스피200 종목 변경 이슈 등에 따라 시장에 대한 공매도의 위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 눈앞…향후 투자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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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어떤 투자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일부 종목으로 매물이 몰릴 수 있을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며, 특히 바이오업종에 대해선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서 공매도 유입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고평가된 기업, 전환사채(CB) 발행 잔액이 많은 종목 등을 꼽는다.

KB증권은 공매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SK이노베이션 △SKC △한솔케미칼 △HMM △한국항공우주 △현대미포조선 △KCC △SK네트웍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메디톡스 △한국금융지주 △일진머티리얼즈 △펄어비스 등을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200 내 CB 발행 종목 중 공매도 유입 가능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 등을 언급했다.

특히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 등 단기모멘텀 이슈가 없거나 최근 갑자기 급등한 바이오 업종 종목들은 조심할 필요는 있다"면서 "통상 공매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당장의 성과가 나오기 힘든 바이오 상장사"라고 설명했다.이어 "일부 주식 트레이더들은 공매도 재개 종목으로 포함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외의 종목으로 자금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만약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들은 기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계속)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