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참사에 아동·청소년 10명 희생…"사고 2시간전 경고"(종합)

미국 4명·캐나다·아르헨티나 각각 1명…자녀 11명 둔 30대 가장도 사망
경찰 책임론 확산…"바리케이드 때문에 통행 가로막혀"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압사 참사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도 최소 10명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이넷(Ynet)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까지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사망자 45명의 신원을 모두 파악했다.

또 병원에 남아있는 부상자는 16명이며, 이들 중 3명은 위중한 상태다.

사망자 중에는 9살인 최연소 희생자를 포함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10명 포함됐다. 외국 국적자로는 미국인 4명, 캐나다인과 아르헨티나인도 각각 1명씩이 희생됐다.

이번 참사로 2명의 자녀를 한꺼번에 잃은 가정도 있었고, 초정통파 유대교도 집단 정착촌인 베타르 일리트 출신의 38세 남성은 11명의 자녀를 남긴 채 사망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의 메론 산에서는 유대교 전통 축제 '라그바오메르' 도중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45명이 사망했고, 150명가량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가자가 당초 허가된 1만명을 훌쩍 넘어 수만명에 달했으며, 경찰은 행사장을 빠져나오던 인파가 좁은 통로에 몰리면서 계단쪽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밀려 넘어져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사흘째인 1일까지 정확하게 원인이 규명되지 않는 가운데 당시 경찰 대응이 적절했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이스라엘 법무부는 현장에서 경찰의 과실이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목격자들은 경찰 바리케이드 때문에 참가자들의 통행이 가로막혔다는 증언을 내놨다.

1일에는 경찰 지도부에도 책임론이 제기됐다.

은퇴한 경찰 간부를 포함한 일각에서는 공식 조사위원회를 출범해 당시 경찰 지도부가 내린 결정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성지개발센터의 요시 슈윙거 사무총장은 "사고 발생 불과 2시간전에 아이들이 질식사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일을 이번 참사 희생자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