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기내식"…스튜어디스 '직접 서빙' 카페 앞 줄섰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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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AK& 홍대' 제주항공 '기내식 카페'
현직 승무원이 주문받고 서빙까지
인테리어 통해 '기내' 분위기 살려
"진짜 비행기 탄 것 같다" 방문자 만족도 높아
"카페에서 기내식을 판대. 직원들이 승무원 유니폼 입고 있는데 사진이라도 찍고 가자."이달 2일 서울 마포구 'AK& 홍대' 제주항공 기내식 카페 앞을 지나던 방문객들 반응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1년 넘게 해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항공기 안과 흡사한 카페 인테리어와 매장에서 서빙하는 승무원들을 보며 연신 호기심을 드러냈다.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AK& 홍대' 쇼핑몰에 문을 연 기내식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기가 아닌 카페에서 손님들을 만난 승무원들에게도 이색 체험인 셈이다. 그들은 "이렇게라도 고객 얼굴을 보니 좋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종식되고 실제 비행을 통해 승객들을 만나고 싶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제주항공이 선보인 기내식 카페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여행맛)'는 '기내 콘셉트'에 맞춰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판매하는 제품까지 모두 여행과 항공기를 떠올리게 했다.
전체적 인테리어 색감은 제주항공을 상징하는 주황색이 주를 이뤘다. 입구부터 '탑승구'처럼 꾸민 게 포인트. 카페에 들어섬과 동시에 비행기에 탑승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카페 내부 창문도 기내 창문을 본떠 디자인했으며 기내 트롤리(서빙용 카트)를 테이블 및 캐비닛으로 쓸 수 있도록 배치했다.이곳에선 제주항공의 인기 기내식 △불고기 덮밥 △흑돼지 덮밥 △파쌈 불백 △승무원 기내식을 판매한다. 가격은 1만~1만1000원 선이다. 메뉴를 선택하면 직원이 해당 기내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제공한다. 커피, 스무디, 한라봉에이드, 한라봉파이 등 음료와 디저트류도 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카페에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들이 실제 승무원이라는 점이었다.
15분간 대기 줄에서 기다리다 입장한 윤화연 씨(25·여)는 "직원분들의 승무원 복장이 너무 잘 어울린다 생각했는데 실제 승무원이라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하는 내내 몇 번이고 '죄송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 실제 승무원들이다 보니 정말 비행기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해외여행 계획이 코로나19로 무산되자 다 같이 기내식 카페를 찾은 4인 가족도 있었다. 김석호 씨(50)는 "올해 가족이 다 같이 유럽 여행을 가려고 3년 전부터 계획했는데 코로나19로 여행을 못 가게 됐다. 아쉬움을 달래려 기내식 콘셉트 카페를 방문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고1인 딸아이가 처음 먹어보는 기내식이다. 딸아이가 여행 가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손님을 맞이한 승무원들 역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카페에서 근무하던 한 스튜어디스(여성 승무원)는 "승객들 만날 일이 줄어 아쉬웠다. 이렇게라도 손님들을 만나뵙게 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외 항공편이 거의 운영되지 않다 보니 기내식을 전달할 일이 없었는데 기분이 새롭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만간 하늘 위 기내에서 만나자고 말씀해주시는 손님들이 계신다.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응원해줘 힘이 난다"며 웃어 보였다.제주항공은 이 카페를 오는 7월28일까지 3개월간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여행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카페를 선보이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항공업계의 다양한 시도 중 하나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