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문 위력 확인…이재명 세력화에 이낙연·정세균도 채비

경선 연기론엔 이재명측 "도움 안돼" 이낙연·정세균측 "원칙대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5·2 전당대회 결과가 대선 경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주자들은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친문 표심의 영향력을 저마다 가늠하는 한편 조직·정책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3일부터 원내 의원 연구모임인 '성공과 공정 포럼'(성공 포럼) 가입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공정 가치를 담은 새로운 성장 담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이재명계 의원을 주축으로 하면서도 중도 성향 또는 친문 의원들도 포함함으로써 확장성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전국 네트워크 플랫폼인 '민주평화광장'도 오는 10일 발족할 예정이다.

이 지사가 직접 와서 강연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2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 이 지사가 직접 참석하고 측근인 김병욱 의원이 기본대출 법안을 조만간 발의하는 등 정책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전대 결과를 놓고는 이 지사의 유불리 평가가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친문이 막판에 결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파색이 옅은 송 대표가 당선된 것은 친문의 맥시멈(최대치)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무계파'를 내세운 송 대표의 당선으로 보다 공정한 대선 관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최고위원 중에선 범이재명계인 백혜련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김용민 최고위원도 이 지사에 우호적이라는 판단이다.
4·7 재보선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낙연 전 대표도 공개 행보를 시작한다.

오는 8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지지 모임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복지·신경제로 대표되는 정책 구상도 마무리 단계로, 이달부터 심포지엄이나 SNS를 통해 활발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전대 결과에 대해 "당원들이 절묘한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송 대표가 '통합'을 내세운 만큼 특정 후보에 대한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이낙연계 측근 의원으로 꼽히며, 이 전 대표와 당직을 함께 한 김영배 최고위원도 우군으로 분류된다.

정세균 전 총리 측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캠프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임 지도부에 정세균계가 직접 들어가진 않았지만, 정 전 총리의 세력 기반이 탄탄한 만큼 경선 과정에서 특별히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어차피 지도부는 공정하게 선거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유불리 차원에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에서 조만간 대선 경선 룰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선 연기론에 대해 이 지사 측은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며 반대하는 분위기이고, 이낙연 정세균 등 후위 주자 측도 "원칙대로 가야 하지 않나"라며 공론화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다만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경선 연기론이 계속 나오고 있어 향후 논쟁의 여지를 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