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투쟁' 강조한 김기현…첫 행보는 '손실보상 농성장'

"손실보상법 先처리 與에 요청
백신·부동산·일자리 해결 위해
與·野·政 민생협의체 만들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3일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코로나19 손실보상 입법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당 소상공인위원장인 최승재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손실보상법의 소급적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의 천막을 찾았다. 원내대표 선거 기간 강조해온 ‘민생’을 원내 운영에서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 권한대행은 3일 최 의원의 천막 농성장을 찾아 “제일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손실보상법을 빨리 처리하자고 공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야 간사 논의를 통해 원포인트 법안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최 의원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손실에 대한 보상을 소급적용하라며 지난달 12일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이 소급적용을 주장하지만, 정부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날 김 권한대행은 처음 주재한 당 비상대책회의에서도 민생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며 “코로나19 백신, 부동산,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지원 의사도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하루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백신 구입에 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며 “‘백신 국회사절단’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신 수급을 위해 국회 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는 부동산 세제 문제 등을 풀기 위한 ‘부동산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다.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뿐 아니라 4·7 재·보궐선거에서 지지를 보낸 ‘2030’ 젊은 유권자를 잡기 위한 법안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김 권한대행이 ‘강 대 강’식의 정치 투쟁보다 민생을 화두로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며 “거여의 독주를 막고, 민생 법안을 챙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선 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겠다는 것”이라며 “돌려주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호중 원내대표 취임 후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국회 운영의 기본 룰은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 충돌이 예상된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장물에 빗대 돌려달라는 행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은이/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