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터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극복에 효과

상담과 함께 엑스터시 복용 환자 67% 치료 효과
클럽이나 파티에서 환각을 경험하기 위해 사용되는 '엑스터시'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극복에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엑스터시로 불리는 향정신성 의약품 MDMA가 PTSD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논문이 이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의 신경과학자 제니퍼 미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PTSD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MDMA의 효과를 시험했다.

연구 대상은 참전 경험이나 가정폭력 등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 중에서 선정됐다. 이들 중 90% 이상은 자살까지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겪었다.

평균 병력도 14년 이상이었다.

연구팀이 환자들에게 상담 치료를 병행하면서 MDMA를 투여하자 67%가 더는 PTSD 환자로 분류되지 않을 만큼 증상이 호전됐다. 상담치료와 함께 위약(플라시보)이 투여된 집단에서는 32%가 증상이 호전됐다.

특히 MDMA는 단순히 외부로 드러나는 PTSD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스스로 해소해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2007년 이라크 주둔 미군에서 근무한 뒤 10년 넘게 PTSD에 시달린 스콧 오스트롬은 MDMA의 효과에 대해 "자아를 자극해 내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PTSD가 MDMA만으로 치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환자들에 대한 상담 치료 효과가 MDMA의 약효로 강화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MDMA는 1970년대까지 각종 심리치료에 사용됐지만, 환각효과가 대중에 알려지면서 1980년대부터 클럽 등에서 마약 대용으로 사용됐다. NYT는 MDMA를 PTSD 치료 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 3상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