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으로 만난 대통령 할아버지 "일이 많아서 12시쯤 자요"

어린이날 기념 랜선 소통…도성초 학생들과 비대면 놀이
"마스크 벗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게 큰 소원"
"내년에는 청와대에서 어린이날 보낼 수 있게 노력할 것"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제99회 어린이날 하루 전인 4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강원도 평창 도성초등학교 학생들과 화상으로 만났다. 문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린이 여러분, 오랫동안 마스크를 쓰고 다녔기 때문에 정말 갑갑하죠"라며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하루빨리 여러분이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하는 것이 대통령 할아버지의 가장 큰 소원이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방역수칙 잘 지키면서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는 대통령이 일하는 청와대입니다. 청와대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죠? 잔디밭도 아주 넓고 또 나무도 많아서 정말 좋은 곳이에요"라며 "여기서 어린이 여러분 만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화면으로 만나게 됐어요. 내년엔 우리 어린이 여러분들이 청와대에서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도성초 전교생 38명과 화상으로 대화를 나눴다. 지난해 어린이날엔 게임 ‘마인크래프트’캐릭터로 변신해 어린이들을 가상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2년 연속 랜선을 통해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게 됐다. 도성초는 강원도교육청 ‘놀이밥 공감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놀이활동 및 원격수업, 방과후 학교와 연계한 돌봄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회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와 ‘파뿌리’가 맡았다. 사회자의 소개로 등장한 문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에게 청와대 집무실을 소개하고, 도성초 어린이들이 직접 그리고 만든 문제를 함께 풀었다. '내 꿈을 맞혀봐'(장래희망 맞히기), '이것은 뭘까'(단어 맞히기) 등의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도성초가 있는 평창을 아주 좋아한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려서 정말 자랑스러웠다"며 친근함을 나타냈다.

핵생들은 대통령에게 궁금한 점 등을 질문하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도성초의 한 학생은 "몇시에 주무시느냐"고 문 대통령에게 물었고, 문 대통령은 “대통령 할아버지는 잠을 좀 늦게 잔다. 할 일도 많고 봐야 되는 서류도 많아서 밤 12시쯤 되어야 잠자리에 든다”고 답했다.

다른 학생이 "청와대 안에는 강아지를 키우느냐"고도 물었다. 김 여사는 "개가 4마리가 있다. 그리고 ‘찡찡이’라는 고양이도 1마리 키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어린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영웅"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시기를 함께 잘 이겨내면 어린이들이 가진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행사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배석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