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실직자가 은행원으로"…하나금융 '희망사다리 특별채용'

중소 여행사에서 여행상품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지난해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A씨가 다니던 여행사도 더 버티지 못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여행사에서 쌓아온 경력도 살리기 어려웠던 A씨는 앞길이 막막했다. 하지만 올 초 하나은행이 시행한 '희망사다리' 특별채용에 합격하면서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A씨는 앞으로 하나은행의 기업디지털사업섹션에서 디지털 마케팅 전문위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그룹사가 코로나19 사태로 폐업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희망퇴직자, 경력단절자 등 20명을 특별채용했다. 학력과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진행된 이번 채용을 통해 여행상품 마케터, 디자이너, 정보기술(IT) 솔루션 개발자 등 비금융권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그룹 내 7개 관계사가 참여한 특별채용 전형 프로젝트 '금융에서 희망을 쏘다! 사다리 프로젝트'를 통해 총 20명의 합격자를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번 특별채용을 지난 2월부터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경력자들에게 '희망사다리'가 되고자 그룹 차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용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류·면접전형을 거쳐 선발된 이번 합격자들은 26세부터 41세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여행업, 패션, 디자인, 미디어 컨텐츠 기획, IT 솔루션 개발 등 각자의 영역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살려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주도하는 섹션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미래금융사업, 중소벤처금융,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주요 업무다. 하나금융은 이들이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물론, 이들이 비금융권에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소비자 관점에서 금융 서비스를 혁신하겠다는 포부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처음 시도하는 이번 특별채용이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행복을 나누는 ESG 경영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