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백신 순익만 1조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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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의 일등공신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올해 1분기(1~3월)에만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화이자는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올해 연간 코로나19 백신 매출 전망치도 기존 150억달러에서 260억달러로 크게 높여 잡았다.
글로벌 수요 폭증 기대에
올 백신 매출 29조원 전망
바이든 "7월내 접종률 70% 목표"
백신 맞으면 스포츠 티켓 등 증정
백신 매출이 전체의 24%
화이자는 올해 1분기 146억달러(약 16조44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34억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의 ‘1등 공신’은 코로나19 백신이었다. 1분기 백신 매출은 35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달했다.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백신 판매량과 이익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의 마진율을 20%대 후반으로 예상한다고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 회사가 1분기 코로나19 백신으로 거둔 세전 이익은 9억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올해 16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회사 전체 매출 전망치를 기존 614억달러에서 725억달러로 약 18% 높여 잡았다고 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는 영구적으로 떠돌아다닐 것”이라며 “독감 예방주사처럼 매년 정기적인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화이자는 백신 판매를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선 이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의 정식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번에 FDA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화이자는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백신을 광고 및 판매할 수 있고, 가격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화이자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부스터샷(3차 접종)의 긴급 사용 신청을 오는 7월 낼 예정이다. 9월에는 2∼11세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16세 이상에 긴급 사용 승인이 난 상태다. 다음주 초에는 FDA가 화이자 백신을 12~15세에도 접종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접종 속도 내는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터널 끝의 빛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접종 목표를 제시했다.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한 차례 접종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때까지 1억6000만 명이 면역에 필요한 접종을 완전히 끝내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1억500만 명의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다. 성인의 55%인 1억4700만 명이 최소 1회 접종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새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두 달간 1회와 2회째를 포함해 1억 회의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하루 백신 접종 횟수는 한때 300만 회를 넘었지만 지금은 220만 회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다수 성인이 1회차 백신 접종을 마쳐 속도가 둔화된 데다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다.바이든 대통령도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이 가능한 곳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웹사이트와 문자 서비스 개시, 예약 없이 곧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약국 운영, 백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 투입 등을 제시했다. 대형 식료품점과 협력해 할인 행사를 열고, 주요 스포츠 리그와 함께 경기장 내 백신 접종, 스포츠용품 할인, 티켓 증정 등 다양한 유인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