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용 납세자연합회장 "한국이 조세부담률 낮다는 건 오해"

2019년 한국의 조세부담률(국민소득 대비 세금의 비율)은 20.1%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4.9%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같은 조세부담률 차이는 한국 국민이 부담하는 조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앞으로 세금을 더 걷을 여지가 있다는 논거로 사용된다.

이에 대해 홍기용 납세자연합회 회장(인천대 세무회계학 교수·사진)은 “대표적인 오해”라고 했다. 국가마다 다른 조세 기준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것이다.홍 회장은 대부분의 성인 남성이 부담하는 군역을 대표로 꼽았다. 그는 “한국 성인 남성들이 턱없이 낮은 보상으로 혹사당하는 군역을 OECD 다른 회원국들은 세금을 걷어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하루 10~12시간도 넘기는 초과근무와 위험수당까지 세금으로 환산하면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2~3%포인트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료 등 각종 준조세도 마찬가지다. 홍 회장은 “한국에서는 조세부담률을 구할 때 준조세를 산입하지 않지만 프랑스 등 OECD 내 상당수 유럽 국가는 조세부담률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연금과 건보료 등이 사회보장세라는 이름의 세금으로 징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준조세까지 포함한 통계인 국민부담률은 2019년을 기준으로 27%에 이르렀다. 대기업 직장인의 경우 준조세가 소득세의 60%를 훌쩍 넘는 데 따른 것이다.

홍 회장은 “국가마다 경제 및 사회 구조가 다른 점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조세부담률 표준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점도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OECD 조세부담률 평균이 높은 것은 복지제도를 발전시켜온 유럽 국가가 많은 데 따른 평균의 함정”이라며 “한국과 비슷한 경제발전 모델을 추구해온 미국과 일본은 조세부담률이 한국보다 낮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