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5%가 세금 65% 내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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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세통계 분석24.8% vs 65.1%.
문재인 정부 고소득자 '핀셋 증세'
연봉 1억 넘으면 세부담 급증
하위 37% 700만명 '세금 0원'
전자는 한국의 소득 상위 5%가 전체 근로소득 및 종합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고 후자는 전체 근로소득세 및 종합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2019년 120여만 명이 25%를 벌어 세금의 65%를 냈다. 세금을 아예 내지 않는 사람은 700만 명을 웃돌았으며 전체의 37%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고소득자를 겨냥한 핀셋 증세가 계속되면서 형성된 기형적 구조다. 올해는 소득세 최고 세율이 또다시 높아져 고소득자에게 의존하는 양상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5일 국세청의 통합소득 1000분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소득 상위 5%에 해당하는 120만7474명이 43조538억원의 세금을 냈다. 일반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와 자영업자 등이 부담하는 종합소득세를 집계해 비중을 산출한 것이다.
상위 5%의 소득 하한은 1억원 안팎이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뿐 아니라 대기업 부장 등 중간간부 정도만 돼도 이 같은 세금 집중을 피해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연봉 1억8000만원 이상인 상위 1%는 41.3%의 세금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는 77.4%, 상위 20%는 89.0%의 세금을 책임졌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는 705만 명에 달했다. 전체의 36.8%에 해당한다.소득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더 내고 이를 활용해 분배를 개선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고소득자에게 부담이 유난히 집중되는 것은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
이 같은 추세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속화하고 있다. 고소득자를 겨냥한 소득세 최고 세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소득세 최고 세율은 44%(지방소득세 포함)였는데 2018년 46.2%로 높아졌으며 올해는 다시 49.5%로 상향됐다. 한국의 소득세 최고 세율은 2017년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넘어섰으며 이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5년 전에 비해 고소득자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연봉이 1억~1억5000만원이면 세 부담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강진규/노경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