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에도 더 오른 서울 아파트값…4주째 강세

부동산원 주간 조사…"재건축 거래 끊겼지만, 가격은 높은 수준"
압구정동 옆 반포동 등에 '풍선효과'…전세는 전국적으로 진정 분위기
서울시가 여의도·압구정·목동 등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후에도 재건축 단지의 과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으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5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9% 올라 지난주(0.0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고 6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은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매주 둔화해 4월 첫째 주 0.05%까지 낮아졌으나 4·7 보궐선거 직후인 지난달 둘째 주 0.07%로 반등한 데 이어 이번 주까지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가격 상승은 재건축 단지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시장 과열 조짐이 나타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그 효력이 발생한 지난달 27일 후에도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별로는 노원구가 0.21% 올라 4주 연속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노원구는 상계·중계동 등의 재건축 단지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됐다. 이어 서초·송파·영등포구(0.15%), 강남구(0.14%), 양천구(0.12%)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서초구는 반포동, 송파구는 문정·방이동, 영등포구는 여의도동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강남구는 압구정과 개포동, 양천구는 목동의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부동산원은 "보유세 부담 강화 등으로 수급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재건축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과 일부 대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후 규제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물이 들어가고 매수 문의가 줄면서 거래가 끊겼지만, 가격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압구정동 인근인 서초구 반포동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오며 일부 '풍선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는 동작구(0.09%→0.08%), 강동구(0.06%→0.04%), 금천구(0.04%→0.03%) 등 3개 구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구의 상승률이 전주 대비 높아지거나 같았다.

수도권은 지난주 0.26%에서 이번 주 0.27%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경기는 0.31%에서 0.30%로 오름폭이 줄었으나 인천이 0.51%에서 0.55%로 상승 폭을 늘린 영향이다.

인천은 연수구(0.82%)와 서구(0.60%) 등의 상승 폭이 컸고, 경기에서는 시흥시(0.96%), 안양 동안구(0.77%), 의왕시(0.72%), 안산시(0.68%) 등의 강세가 이어졌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23%로 지난주(0.2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0.18%에서 0.16%로 상승 폭이 둔화했다.
지방 광역시 중에는 대구가 0.27%에서 0.26%로 상승 폭이 줄었고, 대전(0.28%→0.34%)·부산(0.24%→0.26%)·광주(0.12%→0.13%)는 상승 폭이 커졌다.

울산은 0.12%로 3주 연속 횡보했다.

전세는 전국적으로 진정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같은 0.13%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0.11%에서 0.12%로 오름폭이 소폭 커졌다.

경기가 0.12%에서 0.11%로 오름폭을 줄였으나 서울이 0.02%에서 0.03%로, 인천이 0.33%에서 0.40%로 각각 오름폭이 키우며 전체적으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에서는 양천구(-0.04%)가 4주 연속 하락했고, 종로구(-0.02%)는 2주 연속 내렸다.

강남·동작·금천·중구는 보합(0.00%)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서울은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학군과 교통환경이 양호한 단지나 신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