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 이끈 아논 남파 수감 중 코로나 감염

'금기' 군주제 개혁 처음 공개 거론...최대 징역 15년 왕실모독죄로 옥살이
태국의 반정부 시위 지도자이자 인권변호사인 아논 남파(36)가 수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6일 로이터 통신에 "아논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그 즉시 치료를 위해 교도소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교정 당국도 이후 성명을 내고 아논의 코로나19 확진을 확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가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남부 나라티왓 교도소 등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아논은 지난 2월 왕실모독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이후 보석 신청이 계속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석달 가량 구금 중이다.

아논은 지난해 '군주제 개혁·총리 퇴진·군부정권 제정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태국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금기 사항이던 군주제 개혁을 처음으로 공개 언급한 인물이다.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태국 정부는 지난해 말 2년여간 적용하지 않았던 왕실 모독죄로 시위대 처벌에 나섰다.

이에 따라 아논은 물론, 탐마삿대 학생으로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 10개항'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22)과 반정부 시위 리더 중 한 명인 파릿 치와락(22) 등이 같은 혐의로 구금됐다. 이 중 파릿은 46일간의 단식 투쟁을 벌이다 건강아 악화해 지난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태국은 이날 1천911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만6천811명으로 늘었다.

태국은 코로나19 관리 모범 국가로 꼽혔지만, 지난달 초 방콕 중심가 유흥업소발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4월1일 3차 대유행 이후 발생한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절반가량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