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이익에도 사람 못뽑는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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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銀국내 5대 은행이 올해 새로 채용하는 인원이 3년 새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상반기 신입 공채(340명)를 한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4대 시중은행이 올 들어 신규 채용한 직원은 경력직 29명에 불과했다. 매년 2000~3000명씩 뽑던 대형 은행의 채용문이 급격히 좁아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며 영업점 인력을 줄이고 디지털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데 경직된 채용 절차와 낡은 호봉제 등에 발목 잡혀 ‘뽑고 싶어도 못 뽑는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디지털시대 일반직 수요 '뚝'
신규채용 3년새 10분의 1로
개발자 수요도 급증하는데
고용 경직성이 채용 걸림돌
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에서 받은 채용 실적·계획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올해 뽑았거나 뽑기로 확정한 인원은 369명이다. 지난해(1335명)보다 73% 줄었다. 통상 해오던 상반기 신입 공채를 미룬 신한·우리은행은 물론 하반기 채용을 주로 하는 국민·하나은행도 올해 채용 계획을 못 정했다. 2018년 3443명에 달하던 5대 은행의 채용 인원은 2019년 2564명(-26%), 2020년 1335명(-48%)으로 급감했다. 은행계 금융지주 대부분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채용 가뭄은 더 심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점 고객이 줄고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반직 행원 수요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더 큰 원인은 은행들이 수요가 폭증하는 디지털 인재 수혈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은 ‘전통 은행원’을 줄이는 대신 프로그램 개발자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가 등 디지털 인력 확보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디지털 인력의 수요는 은행마다 200~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채용 인원은 턱없이 적다. 경직된 채용 절차와 호봉제 등 시대에 뒤떨어진 노사관계 등으로 빅테크와의 채용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신규 채용 수요는 디지털 분야에서 발생한다는 건 금융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마찬가지”라며 “채용 가뭄은 우수 디지털 인재를 선점하려는 경쟁에서 은행이 뒤처진 결과”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