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천대에서 4월 76대로…테슬라 판매량 여전히 '들쭉날쭉'

매 분기 첫 달 인도 물량 감소…한국 물량 배정에서 밀린다는 지적도
국내에서 인기 수입차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은 테슬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달 들쭉날쭉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던 올해 1월과 2월 테슬라의 신규등록 대수는 각각 18대와 20대에 그쳤지만, 3월에는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3천194대까지 늘어났다.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신규등록 대수가 76대로 다시 주저앉으면서 3월보다 97.6%나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테슬라의 국내 신규등록 대수는 1월 138대, 2월 1천433대, 3월 2천499대, 4월 5대, 5월 177대, 6월 2천827대로 큰 편차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7월 64대, 8월 1천319대, 9월 2천56대, 10월 90대, 11월 993대, 12월 225대로 종잡을 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통상 매 분기 첫 달에 인도 물량이 감소하고 분기 말로 갈수록 차량 인도가 늘면서 판매량이 증가한다"며 "이는 미국 본사의 생산 시스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매 분기 첫 달에 한국으로 들여와 이후 두 달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분기 첫 달은 직전 분기에 들여와 팔고 남은 재고 물량만을 판매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직 전기차 보조금도 어느 정도 남아 있고, 전용 전기차 판매도 본격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라 지난달에 테슬라의 판매량이 줄었다기 보다는 차량 보급 상황으로 인해 신규 등록대수가 줄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다음달부터 모델Y의 인도와 함께 2분기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들쭉날쭉한 공급량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미국 공장의 생산 계획과도 맞물려 있는 탓에 공급 체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에는 상하이에서 테슬라 완성차를 조립하는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어 현지 생산이 가능한 덕분에 우리나라처럼 판매량 등락 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의 중국 판매량은 올해 1월 1만3천843대, 2월 1만3천688대, 3월 2만5천327대로 꾸준히 1만대 이상의 판매를 유지했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연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1만대선 아래로 감소했지만, 5월에 1만1천468대를 판매하며 회복한 이후 6월 1만5천23대, 7월 1만1천575대, 8월 1만1천811대 9월 1만1천329대, 10월 1만2천143대, 11월 2만1천606대, 12월 2만3천804대로 1만대 이상의 판매를 지속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물량만으로 한국 판매량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경우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국내로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테슬라는 1분기에 18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량을 기록한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도 겪고 있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일 것"이라며 "한국이 물량 배정에서 밀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