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쓰는 용기, 테이프 없는 택배상자…LG, 환경스타트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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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소셜캠퍼스 운영
11년간 271곳 육성
사무실 공짜로 빌려주고
사업자금 5000만원에
LG계열사와 협업기회도
외부 투자유치까지 도와
'소셜펠로우 10기' 10개 기업
23억원 시드 투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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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쉬버스터즈, 에코라이프패키징과 같은 ‘환경 파이터’의 공통분모 중 하나가 LG다. LG전자와 LG화학은 2011년부터 LG소셜캠퍼스라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11년간 이 프로그램을 거친 스타트업은 271곳에 이른다. 소셜캠퍼스의 원칙은 ‘집중과 선택’이다. 공익에 기여하는 사회적 기업 중 ‘환경’과 관련된 기업을 골라 지원한다.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환경으로 본 것이다.
LG의 지원을 받는 ‘LG소셜펠로우’ 스타트업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하다. LG소셜펀드로부터 초기 사업자금 5000만원을 지원받고, LG 계열사와 협업할 기회를 얻는다. 사무실도 공짜다. LG전자와 LG화학은 고려대 서울 안암캠퍼스에 20여 개의 독립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제조 스타트업이라면 LG의 생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LG 계열사 직원이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공정 설계, 물류비 절감 등의 노하우를 알려준다.LG전자와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이 프로그램의 명칭을 ‘리딩그린(Leading Green) 액셀러레이팅’으로 바꾸고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했다. 전문 임팩트 투자사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와 손잡고 외부기관의 투자 유치도 돕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의 덩치를 키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트래쉬버스터즈 등 지난해 선발된 LG소셜펠로우 10기 기업 10곳이 외부에서 유치한 시드 투자는 23억원에 이른다. 투자금을 영업과 마케팅에 투입하면서 매출도 늘었다. 10기 LG소셜펠로우 10곳의 매출은 지난 1년간 평균 세 배 증가했다.
LG 관계자는 “E(환경)와 S(사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친환경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LG소셜캠퍼스의 목표”라며 “지원 대상을 꾸준히 늘려 ESG 생태계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G그룹은 2021년 LG소셜펠로우 선발을 이달 시작한다. 서류심사와 면접, 현장실사 등을 거쳐 지원 대상 기업을 확정할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