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설익은 부동산 정책으로 도시 전체 망가진다" [집코노미TV]

'하버드 박사' 김경민 서울대 교수
땅값은 올리고 공급은 가로막고…오세훈의 악수(惡手)
하버드대에서 도시계획과 부동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 교수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로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땅값을 자극해 오히려 공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건데요. 목동, 여의도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반자본주의적이라고까지 했습니다. 김 교수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서기열 기자
전국민이 내집마련하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내집마련 도우미 서기열입니다. 오늘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은 하버드대에서 도시계획과 부동산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으시고 2009년부터 서울대에서 도시계획을 주로 가르치고 계신데요.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올 들어서도 서울 집값 상승이 멈추지 않고 있는데요. 오세훈 서울시장 시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음에 공급 활성화로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고 했는데 당선 직후부터 곳곳에서 이렇게 집값이 오르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이게 과연 공급 활성화는 가능할까요.▷김경민 교수
이번 시장 선거 할 때 오세훈 당시 후보자죠. 그 분 뿐만 아니고 박영선 후보자도 대부분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것들에 대해서 말씀하셨어요.

▶서기열 기자
그렇죠. 공급을 늘리겠다.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

▷김경민 교수
예. 두분 다 비슷하게 용적률 높이고, 그 다음에 용도변환시키고. 또 재건축도 말씀하셨고요. 재건축 활성화 한다고 하면 이제 강남권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을 올린 것이고요. 용적률 인상, 그리고 용도변환 같은 경우는 강북에 있는 다세대, 연립 관련된 주거단지들의 가격을 올린 거예요. 사실은. 본인들은 가격을 잡는다고 말씀하셨지만 당시 나왔던 정책 같은 것들이 가격을 높일 수 있는 것들이 나온 거죠.사실 이건 원칙으로 그렇게 얘기하는 건 좋은데요. 다만 이게 현실적으로 발표를 했을 때, 예를 들어서 제가 시장님이고 기자님이 디벨로퍼라고 치자고요. 제가 이 지역의 용적률을 지금 250%인데 400%로 올릴게요, 그러면 개발하기 힘들어져요. 왜냐면 그게 벌써 토지가격에 반영돼서 가격이 올라버려요. 그래서 디벨로퍼 입장에서, 어? 어제까진 3.3㎡당 1억원이었는데 왜 갑자기 1억5000만원이 됐어.
▶서기열 기자
땅값이 올라버려서.

▷김경민 교수
그럼요. 수지타산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는데요, 그래요. 지금 어프로치가 되게 잘못됐어요. 제가 봤을 때는. 그러니까 주택공급 해야 하는 건 맞는데요. 행정하는 분들이 조금 세련되게 해야 하는 것이지, 지금 가격이 다 올랐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디벨로퍼들보고 이 가격에 토지 사서 개발 해, 힘들어요.▶서기열 기자
너무 많이 올라서. 오히려 집값을 더 자극했다. 아니, 땅값을 자극했다.

▷김경민 교수
땅값 자극했어요. 땅값.

▶서기열 기자
그렇다면 공급 활성화가 오히려 의도한 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김경민 교수
가능성이 있죠. 가능성 있죠. 그러니까 여기서 이건 디벨로퍼들에게 물어보면 되는 거예요. 그 전 가격만 하더라도 사실 가격이 상당히 낮은 가격대가 아니었거든요.

▶서기열 기자
그렇죠.

▷김경민 교수
그때도 두들겨 봤을 때 사실 건축비란 게 갑자기 3.3㎡당 600만원이 3.3㎡당 1000만원으로 오르진 않았어요. 그렇죠? 문제의 핵심은 토지비예요. 보통 서울 같은 데서 개발한다고 했을 때 대략적으로 3분의 2가 토지비예요. 3분의 1이 개발비고요. 그럼 3분의 2 비용이 갑자기 늘어난 거예요. 그러면 갑자기 뭐.. 예를 들어서 3.3㎡당 분양가 3000만~5000만원 하려고 했는데 3.3㎡당 6000만~7000만원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살까? 그때부터 개발업자들도 이제 굉장히 많은 고난에 빠지는 거예요 사실은.
▶서기열 기자
퀘스천 마크를 걸고 이걸 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 되는 것이군요.
그리고 오세훈 시장의 공약 중에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35층 이하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이게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요.

▷김경민 교수
이게 전 두 가지 같아요. 35층~50층까지 가능하다고 한 거였으니까. 용적률 자체를 더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줬기 때문에 그건 발표하는 순간 토지가격에 다 반영이 돼버리는 거죠. 네 그래서 토지가격을 올리는 것이고. 그런데 아마 이 부분이 과거에, 10년 전에 시장 하실 때 한강르네상스가 모토였잖아요.

▶서기열 기자
그렇죠.

▷김경민 교수
그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봐요 저는. 그러니까 한강변을 예쁘게 하는 건 좋아요. 좋은데 사실 우리가.. 또 그때도 디자인 시장, 이런 콘셉트 갖고 오셨거든요. 디자인 관점에서 한강을 예쁜 도시로 만든다는 것이었는데 우리가 좀 이걸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전세계 도시 중에서 도시 안에 강 흐르는 데는 많아요. 런던도 그렇고, 유럽에 있는 도시들 많아요.

▶서기열 기자
파리도 그렇고.

▷김경민 교수
네. 그런데 도시 주변을 산으로 둘러싼 도시는 많지 않아요.

▶서기열 기자
아.. 서울은 산으로.

▷김경민 교수
산으로 둘러싸여 있죠. 내사산(內四山), 외사산(外四山)도 있잖아요 사실은. 그리고 우리가 그냥 봤을 때 과거에 강북 지역, 한남동 쪽에서 반포 예전에 5층짜리, 10층짜리 성낭갑 아파트라고 비난했지만 그 뒤에 있는 관악산 라인이 보였어요 사실. 그런데 지금 30층, 40층 되면서 보이냐고요. 안 보이잖아요. 그런 디자인의 경쟁력이, 우리가 산과 강이라는 그걸 놔둘 필요도 있는 거죠 사실. 그러니까 아파트로 뭘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세우겠다?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서기열 기자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강과 산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식으로 개발하는 게 맞다.

▷김경민 교수
네. 그리고 보통 외국에선 강 바로 앞에 초고층을 허용하지 않아요. 강 바로 앞엔 약간 저층과 중층, 그 다음에 높게높게 가요.

▶서기열 기자
강 가까운 곳은 낮고 뒤로 갈수록 이렇게 높아지는 구조다. 도시계획 측면에서 한강변 여기를 어떻게 재건축을 진행하는 게 맞을 것인가.

▷김경민 교수
강 바로 앞에 초고층은 사실 저는 개인적으론 반대라고 봐요. 대신 그분들이 이제 과도하게 용적률을 못 찾아먹는 것도 사실 그분들에게 실례예요. 그럼 우리가 계산을 두들겨보면 어느 정도 용적률을 깎음으로써 이분들이 피해보는 금액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걸 다른 방향으로 인센티브를 주면 돼요. 뭐 세금을 낮춰준다든지, 아니면 조합에서 개발한다고 했을 때 인센티브를, 뭐 금융적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해서. 그러니까 이 분들에게도 있는 용적률 못 쓰게하는 것도 저는 반대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고 했을 때는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줘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한강변에서. 사실 35층도 굉장히 높은 거예요. 35층 쫙 깔리면 강북에서 밖에 있는 관악산이나 그 라인 못 봐요.
▶서기열 기자
오히려 용적률 규제를 풀어주는 것보단 오히려 그 이외의 다른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이다.

▷김경민 교수
네. 저는 그렇게 봐요.

▶서기열 기자
그리고 또 오 시장이 정비구역 지정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는데요. 정비구역을 곳곳에 더 많이 지정하겠다, 재개발을 조금 더 활성화하겠다는, 이게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김경민 교수
사실은 제가 시장이어도 그건 표거든요.

▶서기열 기자
그렇죠. 현재 살고 계신 분들이 내 집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하는 그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거죠.

▷김경민 교수
그렇죠. 그런데 사실 이제 우리가 서울 안에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 50%이고요. 비아파트가 50%예요. 그래서 그 중에서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은 저는 정비구역 해서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이건 지역마다 상황을 봐서 해야할 것 같고요. 그러니까 저는 좀 양비론적이긴 한데 박원순 시장 땐 지나치게 개발을 규제했다고 봐요.
▶서기열 기자
못 하게 하셨죠.

▷김경민 교수
네. 그건 사실 맞진 않거든요. 개발할 수 있는 데는 놔둬야 하는 게 맞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선 지나치게 개발 주도적으로 간다고 했을 때 우리가 2000년대 중후반 뉴타운 광풍을 잊으면 안 될 거 같아요.

▶서기열 기자
그렇죠.

▷김경민 교수
그게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서, 이거 굉장히 조심해서, 조금 균형 잡힌 시각에서 들어가야 되는 거라고 봐요 저는.

▶서기열 기자
지금 지정 기준을 완화해서 곳곳에 내줄 수 있는 환경이 됐는데 오히려 이것도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값을 또 자극할 수 있다.

▷김경민 교수
네. 이것도 있어요. 개발을 딱 요건이 됐으면 정말 원스톱 시스템으로 빡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또 지지고 볶고, 이건 아니고요. 물론 거기서저의 조건은 지역 주민들의 동의나 이런 것들이 정말로 적정 수준에서 충족할 때입니다. 그때는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시가 인센티브를 주든지 해서 빨리가는 게 맞아요.
▶서기열 기자
그러면서도 또 이번에 오 시장이 그동안 정부가 부동산에 대해서 과도한 규제를 했다고 했었는데, 또 막상 최근에 목동, 여의도, 압구정 등을 이렇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어요. 이 지역 집값을 잡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경민 교수
역시 양비론인데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데 우선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거죠. 시장님 말씀처럼 전임 시장님과 문재인 정권에서의 부동산 정책이 좀 규제 일변도인 측면이 있어서 그건 잘못된 측면이 있거든요.

거기엔 동의하는데, 아니 본인께서 시장 선거하실 때 어디 동네 찍어줘서 내가 풀어주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럼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거기 안 오르겠어요? 그 다음에 사실 이건 형평에도 어긋나요. 그럼 바로 옆 동네는 뭐가 되겠냐고요. 옆 동네는 왜 여기만 올려줘요, 우리도 올려줘요, 그럼 안 올려줘요? 같이 올려줘야지.

그러니까 본인이 말씀하신 것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고, 사실 토지거래허가라는 게 굉장히 무서운 거예요.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이건 심사하는 거잖아요.

▶서기열 기자
이 땅을 거래하는데 심사를 받아야 하니까.

▷김경민 교수
제 주변 사람들도 봐서 토지거래허가가 삼성동에 묶여 있으니까 정말 집 사고 싶어서, 무주택자인데 가서 하려고 하니까 정말로 거주하려는 거 맞냐고, 계속 꼬치꼬치 물어요. 그러니까 이게 정말로 심각한 반자본주의적인 거예요. 제가 봤을 땐.
▶서기열 기자
그렇죠. 내가 자유롭게 내 재화와 이런 것들을 교환할 수 있어야 하고 사고팔 수 있어야 하는데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거잖아요.

▷김경민 교수
공산주의 사회도 아니고 정말 골 때리는 거예요. 제가 봤을 땐. 그런데 그걸, 본인은 시장 친화적이라고 했는데, 본인 딱 되고 딱 올라버리니까 본인도 당황한 거예요 지금. 그러니까 제발 언행에 대해서 굉장히 신중하셔야 돼요. 굉장히. 이건 정부, 여당, 야당 다 마찬가지이고.

▶서기열 기자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제한을 국토계획법보다 현재 50%포인트 낮게 설정해놨는데, 이걸 풀겠다고 했으니 고밀도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거잖아요. 이게 어떤 부작용이 있을 것인가.

▷김경민 교수
핵심적인 게 이제 용적률하고 용도변경 같은 것들을 말씀하셨잖아요. 아마 집코노미에서 말씀하셨던 거 같은데, 용적률 100%~300%으로 해준다고 이런 식으로.

이게 사실 엄청난 거예요. 보시는 분들 중에서 송파구 헬리오시티 한 번 가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거기가 나쁜 동네란 얘기는 아니에요. 다만 헬리오시티를 맨처음 봤을 때 느끼는 위암갑이란 건 대단했어요. 그렇죠? 그런데 거기 용적률이 몇%인지 아세요 혹시?

▶서기열 기자
제가 잘.. 공부를 못 했습니다.

▷김경민 교수
저도 몰랐는데요. 거기 건폐율이 18%이고 용적률이 285%예요.
▶서기열 기자
거의 300% 가까이 찾은 거네요.

▷김경민 교수
그렇죠. 300%가 아닌데도 그렇게 위압감 있게 다가와요. 용적률 300%로 해준다는 건 저는 정말로 다시 재고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했다간 도시 전체가 다 망가져요.

▶서기열 기자
그러니까 지금 용적률 제한을 높이겠다고 하는 공약은 오히려 서울을 지금보다 고밀도로 개발하겠다는 건데 그런 것들은 이런 폐해를..

▷김경민 교수
완전 폐해를 낳는 거죠 사실은. 이게 왜 용적률.. 1~3종이 왜 나왔냐면요. 1980년대 후반에 서울이 굉장히, 그때는 뭐 1년마다 강남 아파트값이 두 배씩 뛰었으니까. 그리고 우리가 1~3종 나눈 것도 서울시에서 옛날에 용적률 높게 했다가 문제점이 생기니까 이걸, 정말로 도시계획 차원의 반성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그 안에서 이미 로직이 있던 거예요. 그 로직 자체를 서울시장이 됐다고 해서 한 번에 흐트려 놓아선 안 돼요.
▶서기열 기자
이게 이렇게 법정 용적률보다 낮춰서 설정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건데 이걸 지금 주택공급이라든지 이런 차원의 문제로 바로 이렇게 혼자서 되돌린다는 건 조금 고민해볼 문제다.

▷김경민 교수
네. 문제예요. 굉장히 공론화된 테이블에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하고 논의 과정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지, 시장님 혼자 딱 되셨다고 올려, 그거 아니에요. 제가 봤을 땐.▶서기열 기자
알겠습니다. 네. 이상으로 오늘 김경민 교수님 모시고 서울시, 그리고 전반적인 주택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서기열 기자 촬영 조민경 PD 편집 김윤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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