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오리지널 제작사 될 것" … 콘텐츠 사업에 공들이는 통신 3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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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웨이브 콘텐츠 강화통신 3사가 자체 콘텐츠 확보전에 본격 나서고 있다. 다른 기업이 생산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역할에 그치지 않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해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전방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작 인력 대거 충원하기로
KT, 올초 컨트롤타워 설립
원천 IP 1000개 확보 목표
LGU+, 아이돌·어린이용 집중
자체 콘텐츠 생산 늘려
각 통신사가 콘텐츠 사업에서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은 성장이 둔화된 통신사업 이외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기존에 보유한 방송, 이동통신 가입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플랫폼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자체 콘텐츠가 많으면 그만큼 유료방송 가입자 고객 이탈을 막는 록인(lock-in)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콘텐츠 인력 충원하는 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함께 설립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부터 5년간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한다. 웨이브 대주주인 SK텔레콤은 지난 3월 말 웨이브에 1000억원 규모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근엔 자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전문인력과 조직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올초 사내에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했고, 상반기엔 별도 기획 스튜디오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3일엔 영상 콘텐츠기업 스튜디오웨이브 출신 이찬호 책임프로듀서(CP)를 최고콘텐츠책임자(COO)로 영입했다. 이 CP는 ‘미생’, ‘도깨비’, ‘시그널’, ‘비밀의 숲’ 등 유명 드라마 제작을 주도한 인물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요즘 웨이브는 기존에 치중한 콘텐츠 관리, 수급 부문이 아니라 제작 부문 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있다”며 “자체 콘텐츠 역량을 늘려 플랫폼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혼합현실(MR) 콘텐츠도 늘린다. 지난달 자체 MR 콘텐츠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여러 카메라가 인물의 움직임을 다각도로 촬영해 360도 입체 영상으로 제작하는 3차원(3D) 볼류메트릭 기술을 쓴다. 웨이브에서 공개한 예능프로그램의 예고편을 점프스튜디오가 MR 형태로 제작하는 등 산하 조직 간 시너지도 내고 있다.
○KT “콘텐츠 밸류체인 만든다”
KT는 전사적으로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올초 콘텐츠 전문 투자 및 제작·유통법인인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KT그룹 내 콘텐츠 계열사들의 컨트롤타워다. KT는 작년 2월 분사로 설립한 웹소설·웹툰 기반 콘텐츠 자회사 스토리위즈, OTT 서비스 시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 유료방송 플랫폼 올레tv, 실시간채널 스카이TV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엔 미디어솔루션기업 알티미디어를 107억원에 인수했다. KT는 스튜디오지니를 독립법인으로 떼어내 그룹 내 콘텐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KT는 2023년 말까지 4000억원을 들여 콘텐츠 원천 IP 1000여 개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콘텐츠 하나로 다방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으로 콘텐츠 선순환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토리위즈가 IP를 확보해 콘텐츠를 제작하면 스카이티비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에서 방영한다. 이후 시즌을 통해 후속 판권을 유통하고 지니뮤직을 통해선 OST를 공개하는 식이다. KT는 지난 2월엔 시즌 오리지널 드라마 ‘가시리잇고’를 제작해 공개했다.
○LG유플러스, 아이돌·어린이에 집중
LG유플러스는 자회사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 등을 통해 자체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미디어로그와는 오리지널 콘텐츠 ‘아이돌 Pick크닉’을 제작해 산하 여러 채널에서 활용한다. 유플러스tv 예능채널과 LG헬로비전 지역채널을 통해 방영하고, 자체 앱인 유플러스 아이돌라이브에선 방송 영상과 함께 모바일 한정 영상을 공개하는 식이다.어린이용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IPTV) U플러스tv와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서비스인 헬로tv에서 제공하는 ‘유플러스 아이들나라’가 대표적이다. 유아 교육 전문가들이 참여해 아이 연령과 성향에 따라 맞춤 육아 콘텐츠를 개발했다. 책 읽어주는 tv, 영어교육 프로그램 영어유치원, 정부가 지정한 유아·아동 대상 표준 교육과정을 반영한 누리교실 등이다.
콩순이, 시크릿쥬쥬, 또봇V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IP를 활용해 롯데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제작한 ‘콩순이와 친구들의 음악여행’도 인기 콘텐츠다. 선한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