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년…7억원이던 성동구 아파트 15억원 됐다(종합)

전국 집값 10% 넘게 뛰어…서울 집값 부동산원 기준 15%↑·KB 35%↑
4년간 실거래 내역 보니…서울서 2배 넘게 뛴 아파트 찾기 어렵지 않아
'임대차 3법'에도…서울 전셋값, 부동산원 기준 6%↑·KB 19%↑
문재인 정부 들어 4년간 20차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집값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작성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15%, KB국민은행 기준으로는 35%에 달했다.

실제 거래를 살펴보면 지난 4년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2배 이상 뛴 단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셋값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당정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며 서민 주거 안정을 꾀했지만, 그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며 새로 전셋집을 구하는 임차인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 서울은 강남·마용성이 집값 '견인'…세종시는 행정수도 논의로 '급등'
10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집값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4년간 10.75% 올랐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가 12.01% 올랐고, 단독주택이 12.34%, 연립주택이 2.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5.39% 상승한 것을 비롯해 경기도와 인천이 각각 18.48%, 14.76%씩 올라 수도권 전체로는 17.00%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20.67%로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구 19.55%, 영등포구 19.02%, 용산구 18.59%, 성동구 18.73%, 강남구 18.10%, 강동구 18.01% 등의 순이었다.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 3구와 최근 수년간 집값이 크게 오른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이 서울 전체 집값을 끌어올린 모양새다.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구가 42.60%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인 수지구(41.83%), 구리시(40.82%), 광명시(36.48%), 성남 분당구(33.06%), 용인 기흥구(33.58%)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연수구(27.46%)와 서구(15.26%)의 상승률이 높았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5.36% 올랐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있었던 세종시가 47.50%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광역시에서는 대전(32.16%), 대구(17.87%), 광주(9.50%), 부산(7.82%) 순으로 올랐다.

울산(-0.37%)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집값이 내렸다.

◇ KB 상승률은 부동산원보다 2배↑…서울 곳곳서 아파트값 2배 '뻥튀기'
민간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 통계로 보면 같은 기간 서울의 집값은 34.95% 올라 정부 승인통계인 부동산원 조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KB 통계에서는 노원구 집값이 지난 4년여간 52.09%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뛰었고, 영등포구 48.04%, 양천구 46.21%, 송파구 44.49%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적정한 담보가치 산정을 위해 작성하는 KB 통계는 상대적으로 호가 반영 비중이 높아 실거래가격 위주로 작성하는 부동산원 통계보다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국가승인통계의 지수 안정성을 확보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제적인 권고 방식에 따라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며 "집값 상승기에는 가격을 높여 부르고 하락기에는 낮추지 않는 호가 기준으로 통계를 내지 않아 KB보다는 낮게 나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실제 매매 가격을 살펴보면 4년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2배 이상 뛴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79㎡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일인 2017년 5월 10일 9억7천만원(16충)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16일 20억원(2층)에 매매되며 2배 이상 뛰었다.

해당 평형은 올해 2월 22억4천500만원(15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난달 16일 거래는 낮은 층수(2층) 등을 이유로 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된 것이다.

'마용성' 지역에서 성동구 옥수동 삼성아파트 전용 84.82㎡는 문 대통령 취임 이틀 전인 2017년 5월 8일 7억1천만원(15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23일에는 15억3천만원(7층)에 매매 계약서를 써 4년여간 역시 2배 넘게 올랐다.

해당 평형 역시 4년 동안 집값이 계속 오르며 올해 3월 16억원(17층)에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많은 노원구에서도 상계동 상계주공 3차 전용 58.01㎡가 2017년 5월 10일 3억4천500만원(5층)에서 지난달 24일 8억3천500만원(12층)에 실거래가 이뤄지며 2.4배 오르는 등 집값 상승은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 임대차3법 도입했지만…마포 래미안공덕 전세 6억원→8억5천원
전셋값은 4년간 전국적으로 4.01% 올랐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6.12% 올랐고,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이 각각 0.79%, 0.47%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37%, 경기가 5.76%, 인천이 9.83% 각각 올라 수도권 전체로는 6.56%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8.8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송파구(8.50%), 성북구(7.82%), 강남구(7.58%), 양천구(7.42%), 성동구(7.39%), 관악구(6.68%), 은평구(6.62%), 강서구(6.57%), 영등포구(6.49%), 노원구(6.34%) 등의 순으로 올랐다.
전세에서도 강남3구와 '마용성'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전셋값이 저렴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구로·구로구) 등의 상승률도 이에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전셋값은 1.75% 올랐다.

집값과 마찬가지로 세종시 전셋값이 63.53% 폭등했고, 대전 19.17%, 대구 8.64%, 광주 4.72%, 부산 2.03%, 울산 0.44% 등의 순이었다.

KB 조사 기준으로 전국 전셋값은 9.59% 올랐다.

서울이 19.12% 상승률을 나타낸 가운데 송파구(30.19%), 양천구(28.00%), 강남구(23.68%), 동대문구(22.90%), 성동구(22.72%), 노원구(21.56%), 성북구(21.09%)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실거래 자료를 살펴보면 상승률이 50%에 육박하는 단지들도 다수 눈에 띈다.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공덕5차 84.87㎡는 2017년 4월 보증금 6억원(15층)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달에는 보증금 8억5천만원(15층)에 계약서를 써 4년 동안 42%(2억5천만원) 올랐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파트 84.99㎡ 역시 지난달 30일 보증금 5억4천만원(24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져 2017년 4월 보증금 3억8천만원(16층)과 비교하면 4년 만에 42%(1억6천만원)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여당과 함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 3법을 도입했으나 역설적으로 제도 도입 직후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뛰면서 새로 전세를 구하는 임차인의 시름은 깊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