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의지없다" 미 세균실험실 폐쇄 시민단체 시청 농성 중단

박형준 시장과 면담후 95일만에 중단…"능력도 의지도 없다" 비판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를 요구하며 부산시청사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던 시민단체가 95일 만에 농성을 중단했다.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10일 오전 부산시청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확인해 농성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 7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을 했지만 답변은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당시 박 시장은 현행법상 주민투표를 할 수 없으며, 행정소송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는 지난해부터 부산항 세균실험실 폐쇄 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쳐달라고 시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시는 해당 업무가 지자체 소관이 아닌 '국가 사무'에 속한다며 주민투표를 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에 추진위는 법적 기속력은 없지만, 주민투표 발동 가능한 인구인 2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내고 시청 청사 내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해 내달 중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는 "미군의 앵무새 역할만 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부산시에 더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시민들이 직접 미군 세균실험실을 폐쇄하는 길로 나가겠고, 부산항 미군실험실 문제를 야기한 이들에게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