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모호한 화법' 비판에…"매사 선거 때처럼 할 순 없어"

사진=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신의 모호한 화법에 대한 비판에 "매사에 선명해질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10일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 후 "메시지를 조금 더 선명하게 내달라는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기자들의 언급에 "신중해야 될 때가 있고 책임을 져야 될 때가 있고 그렇다"며 "매번 선거연설하듯이 하는 정치는 좋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선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고 논란에서 비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매 사안마다 선명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이 '헤징(hedging)형' 정치인이라는 별칭을 붙였을 정도다. 헤징은 위험을 피한다는 뜻의 경제 용어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는 이날도 기자들의 질문에 모호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청년 정책에 대한 질문에 "기회가 되는대로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 재정건정성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 조금 더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권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선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선 "함께 보시죠"라고 답했다. 준비하고 있는 다른 정책에 대한 질문엔 "국민들의 삶의 변화를 쫓아가면서 새로운 과제에 대한 정책적인 응답을 드리고자 한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이 전 대표는 "매사 선거연설하듯이 정책을 말할 수는 없다. 그건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전략적 모호성'을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