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 '미나리' 차별한 HFPA 공개 저격

스칼렛 요한슨 "HFPA, 성차별 만연"
할리우드 영향력 막강한 HFPA
흑인 회원 0명, 폐쇄성 지적
스칼렛 요한슨/사진=한경DB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스칼렛 요한슨이 "HFPA는 하비 와인스타인처럼 아카데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이들을 위해 합법화된 조직"이라며 "영화계가 HFPA로부터 한 발짝 물러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한 때 할리우드 영화 제작 거물로 분류됐던 인물. 하지만 2017년 불거진 '미투'(Me Too) 운동으로 안젤리나 졸리 등 100여 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 받았다.

HFPA는 미국 영화계 전반을 다루는 신문·잡지사로 구성됐다. 유럽·아시아·남미 등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1944년부터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진행한다. 골든글로브는 HFPA 기금 조성을 위해 시작됐지만 HFPA 회원들이 국내외 훌륭한 영화, 드라마를 선정해 시상식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 아카데미와 함께 영화계 최고 권위를 가진 시상식으로 분류된다. 특히 아카데미 직전에 개최되면서 오스카를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전초전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엔 성차별, 인종차별 등의 논란과 폐쇄적인 분위기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제작사가 만든 영화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돼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한 올해 2월엔 HFPA 회원 중 흑인이 한 명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87명의 회원 중 흑인이 1명도 없다는 것에서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보이콧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HFPA가 개혁을 약속하지 않으면 골든글로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고, 아마존 스튜디오 제니퍼 살케도 "이러한 문제가 처음 제기된 이후로 아마존은 HFPA와 협력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진실하고 의미 있는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대형 홍보 대행사 100여 곳은 HFPA를 비판하며 보이콧했다.

스칼렛 요한슨에 앞서 배우 마크 러팔로 역시 "골든글로브 수상자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행복감을 느낄 수 없었다"며 "영화로 수익을 올려온 HFPA가 배타성을 띄며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는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