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보텍 "땅 파지 않고 노후 상하수도관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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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클러스터 가입해 신기술 개발 지원받아낡은 하수관은 일반적으로 관을 땅속에서 파내 보수하거나 새로운 관으로 교체해야 한다.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노후관을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누수나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회원 기업·대학·산단공 협업
정부서 과제 받아 기술 개발도
상하수도관 배관재 국내 1위
올해 매출 520억원 전망
뉴보텍은 땅을 파지 않고 기존 관 내에 보강 물질을 넣어 재구축하는 ‘비굴착 상·하수도관 갱생공법(NPR)’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노후관 공사를 하는 업체다. 기존의 노후관 안에 폴리염화비닐 소재의 프로파일(갱생관)을 결합시킨 뒤, 노후관과 갱생관 사이에 특수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자재)를 충전해 견고한 관으로 재구축하는 새 공법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황문기 뉴보텍 대표(사진)는 “기존에 쓰던 관 삽입 공법이 ‘보수’ 개념이었다면, NPR은 ‘보강’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뉴보텍은 이 같은 노후관 갱생 기술 프로젝트를 2018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과제로 받아 수행했다.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해 현재 전북 익산 노후 하수관 교체사업 등 8곳의 현장에서 NPR 공법을 적용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20곳의 현장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비굴착 공법이어서 시공 비용과 시간이 줄었다”며 “관 수명도 기존보다 3배 긴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 원주에 본사를 둔 뉴보텍은 상하수도 배관 자재, 빗물저장시설, 폐기물 재활용 등의 사업을 하는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이다. 상하수도 배관재 시장에선 국내 점유율 1위다. 1997년 회사의 주력제품인 ‘고강성 PVC(폴리염화비닐) 이중벽관’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사업 기반을 다졌다. PVC 이중벽관은 현재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NPR 공법을 적용하려는 사업장이 늘어나 올해 실적이 크게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426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구축한 ‘미니클러스터(MC)’에 뉴보텍이 가입한 게 기술 개발의 단초가 됐다는 설명이다. 미니클러스터는 지역 기업과 연구소 등이 모여 공동 혁신 비즈니스 창출을 목표로 하는 산학연 협업체계다.
뉴보텍은 2011년 강원 원주권 미니클러스터(강원그린MC)에 가입했다. MC 회원이 된 중소기업들은 MC 내부 기업 간 협업, 외부 MC 간 협업을 통한 기술 개발을 논의한다. MC가 정부로부터 연구과제를 받아 기업들이 공동 이해가 걸린 산업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도 한다. 기술 개발 중 난관에 닥쳤을 때 MC와 연결된 대학, 연구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뉴보텍의 NPR 공법도 MC 내 5개 기업이 정부 연구비를 받아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원래 보유한 상·하수도관 공법에 4곳의 협업 프로젝트 기업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시공 후 모니터링 기술 등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MC는 전국에 걸쳐 79개가 있다. 올해부터 산단공은 전국에 구축된 MC를 민간 주도의 ‘자율형’ MC로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에는 산단공이 주도적으로 지역별 MC를 구축해 사업을 진행했지만 앞으로 MC별로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해 기업의 기술 지원 등을 돕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산단공 측은 “관 주도 미니클러스터 사업이 경직돼 있다는 의견이 많아 참여 기업들이 중심이 된 협의체로 MC 성격을 바꿨다”며 “각 MC의 산업 특성에 맞게 기업들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