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천재들의 병? 아스퍼거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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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빌 그로스는 한때 2조달러(약 2230조원)를 주무르는 글로벌 금융계의 풍운아였다. 그의 성공 비결은 집요한 승부사 기질이었다. 젊은 시절 도박장에서 200달러로 1만달러를 번 그는 펀드운용사를 세워 금융위기 와중에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병적인 집착 탓에 주변과 자주 마찰을 빚었고 결국 수익률도 꼴찌로 떨어졌다. 그는 2019년 은퇴하면서 “모든 게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성 장애)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도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털어놨다. ‘괴짜 경영자’로 유명한 그는 미국 NBC 코미디쇼 진행자로 나와 “난 뭔가 말을 하고 나면 꼭 ‘정말이다’를 붙여야 한다”며 “내가 가끔 (트위터에) 이상한 글을 올린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또한 내 의식의 흐름”이라고 강변했다.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에 미숙하고 특정 관심 분야에만 집중하는 발달장애의 한 종류다. 이를 처음 발견한 오스트리아 의사 이름을 따 명명했다. 평소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집이 세고 강박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대상에 흥미가 생기면 집요하게 몰두하기 때문에 가끔 그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곤 한다.
이를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연관 짓기도 하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영화 ‘레인맨’의 실제 모델이 우편번호와 날짜 등을 줄줄이 꿰는 능력을 보였지만, 이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없어 좌뇌가 이상비대한 현상일 뿐이다. 학계가 말하는 ‘서번트 증후군’ 이 이런 사례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상대방 배려에 소홀하다. 이 때문에 배우자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는 ‘카산드라 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빌 그로스가 두 번이나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일론 머스크가 세 번 이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문제는 이들의 아집이 워낙 강해 치유가 어렵다는 점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걸 알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조언에 격렬하게 저항하며 화를 내기도 하니 답답한 일이다. 개인 삶만 그런 게 아니다. 기업 운영과 국가 경영도 이와 같다. 집착과 아집에 함몰되면 눈이 먼다. 예부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했다. 벽돌을 쌓을 때도 다림줄에서 눈을 떼지 않아야 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도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털어놨다. ‘괴짜 경영자’로 유명한 그는 미국 NBC 코미디쇼 진행자로 나와 “난 뭔가 말을 하고 나면 꼭 ‘정말이다’를 붙여야 한다”며 “내가 가끔 (트위터에) 이상한 글을 올린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또한 내 의식의 흐름”이라고 강변했다.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에 미숙하고 특정 관심 분야에만 집중하는 발달장애의 한 종류다. 이를 처음 발견한 오스트리아 의사 이름을 따 명명했다. 평소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집이 세고 강박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대상에 흥미가 생기면 집요하게 몰두하기 때문에 가끔 그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곤 한다.
이를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연관 짓기도 하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영화 ‘레인맨’의 실제 모델이 우편번호와 날짜 등을 줄줄이 꿰는 능력을 보였지만, 이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없어 좌뇌가 이상비대한 현상일 뿐이다. 학계가 말하는 ‘서번트 증후군’ 이 이런 사례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상대방 배려에 소홀하다. 이 때문에 배우자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는 ‘카산드라 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빌 그로스가 두 번이나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일론 머스크가 세 번 이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문제는 이들의 아집이 워낙 강해 치유가 어렵다는 점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걸 알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조언에 격렬하게 저항하며 화를 내기도 하니 답답한 일이다. 개인 삶만 그런 게 아니다. 기업 운영과 국가 경영도 이와 같다. 집착과 아집에 함몰되면 눈이 먼다. 예부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했다. 벽돌을 쌓을 때도 다림줄에서 눈을 떼지 않아야 한다.
고두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