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질병 관리의 사회문화사

남북한 어문 규범의 변천과 과제·남성됨과 정치

▲ 질병 관리의 사회문화사 = 최해별 외 지음.
이화여대 이화사학연구소 '질병과 국가' 연구사업팀이 펴낸 첫 번째 총서로, 의료사 연구자들이 쓴 논문 9편을 모았다. 이현주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의사이자 미국 감리교 해외여성선교회 소속 의료선교사였던 로제타 셔우드 홀이 남긴 육아일기를 분석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한국에 머문 서양인 선교사가 어떻게 아동의 건강을 관리했는지 논한다.

김정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원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군이 일본에서 시행한 귀환자 검역에 대해 미군 통치의 성과를 나타내는 척도이자 20세기 중반 동아시아사 단면을 축약적으로 담은 상징적 사건이었다고 평가한다.

이외에도 중세 프랑스 의학자가 제시한 흑사병 예방법, 약재 당귀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용된 양상, 조선총독부가 취한 질병 관리에 대한 논문을 담았다.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360쪽. 2만6천원.
▲ 남북한 어문 규범의 변천과 과제 = 이관규 지음.
이관규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남·북한 언어의 맞춤법, 띄어쓰기, 발음, 문장 부호, 외래어 표기를 비교하고 어문 규범 통일안을 제시했다.

저자는 1933년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 맞춤법 통일안 덕분에 남한과 북한 어문 규범에는 이질성보다 공통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 언어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남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나 문법이 적지 않다.

그는 맞춤법은 '표현'과 '이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조정하고, 문장부호는 지나친 규제보다 자율성을 보장하자고 제안한다.

다만 외래어 표기법은 남북 간 논란이 많은 분야여서 반드시 통일안을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448쪽. 2만5천원.
▲ 남성됨과 정치 = 웬디 브라운 지음. 황미요조 옮김.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막스 베버 저작을 페미니즘 관점에서 분석했다.

원서는 1988년 출간됐다.

그는 정치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거부된 것을 넘어 젠더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피고, 제도화된 남성을 해체해 소외된 남성 정치를 인간에 대한 기획으로 복원하고자 한다.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은 해제에서 "이 책은 특정 시대와 지역에서 남성이 만든 정치 개념을 해부하며, 남성성과 정치이론의 관계를 일반화하지 않는다"며 "세계를 이원론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나의 외부를 극복해야 한다는 초월성에의 추구는 인류 역사를 남성 역사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나무연필. 480쪽. 3만3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