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0만명의 97억시간 사로잡은 '메타버스 대장주' 로블록스

코로나 이후에도 인기 지속
미국 게임 플랫폼 업체 로블록스가 상장 이후 첫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1년만에 140% 상승했다고 밝혔다.

CNBC 등은 10일(현지시간) "로블록스 1분기 매출이 3억8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0% 상승했다"면서 "경기회복 국면에 따라 그동안 로블록스가 코로나19 봉쇄조치로 누렸던 호황이 사라질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보도했다. 로블록스는 1분기 순손실이 1억3420만달러(주당순손실 46센트)로 시장 추정치보다 더 큰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종가대비 6.1% 치솟은 67.89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로블록스의 이용자 수가 예상 외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월 로블록스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봉쇄 해제 움직임에 따라 이용자가 플랫폼에서 보내는 시간이 11%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보수적 전망을 제시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봉쇄 강도가 약해진) 4월에도 사용자가 전년보다 37% 늘어나는 등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로블록스의 1분기 전체 활성사용자 수(DAU)는 지난해보다 79% 증가한 4210만명을 찍었다. 이들이 3월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소비한 시간은 97억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 늘었다. 이용자들의 로블록스 사용 습관이 굳어짐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회복해도 플랫폼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로블록스는 매출의 핵심 지표인 플랫폼에서 쓰이는 가상화폐 로벅스 판매액에서도 호조를 기록했다. 로벅스 판매액은 6억523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고, 예상치인 5억5580만달러를 한참 웃돌았다. 로벅스 판매액을 DAU로 나누면 15.48달러다. 1분기 동안 이용자 1인당 평균 이만큼의 돈을 썼다는 의미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6% 더 많아졌다.

데이비드 바수츠키 로블록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확인했다"며 "매우 좋은 신호"라고 했다. 그는 1분기 기준 16억달러 규모의 현금보유액을 통해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자 연령층을 다양화하고, 유럽과 동아시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가는 목표도 공개했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로 여러 종류의 게임을 개발하거나 즐길 수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힌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내 이용자의 3분의 2 가량이 9~12세라 '미국 초등학생들의 놀이터'라 불리기도 한다.

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