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깜짝 실적'…신사업 영업이익 29% 늘었다

올들어 주가는 약 35% 뛰어
박정호 SK텔레콤 CEO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뉴ICT(정보통신기술)’ 신사업이 확 커진 덕분이다.

SK텔레콤은 올 1분기 매출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4조7805억원, 영업이익이 3888억원이라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29% 늘었다. 기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와 비교하면 매출이 약 5% 낮지만 영업이익은 12% 가량 높았다.

뉴ICT 핵심사업이 성장세 이끌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ICT 핵심사업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 1분기 1034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상승률이 64.1%에 달했다.

뉴ICT 핵심사업 매출은 1조521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6.7% 늘었다. 이들 사업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29.2%에서 올 1분기 31.8%로 늘었다.

분야별로는 미디어 사업이 매출 9670억원, 영업이익 75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7.6%, 영업이익은 98.9% 뛰었다. 인터넷TV(IPTV) 사업 성장세에다 지난해 티브로드를 합병해 미디어 사업 가치사슬을 강화한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융합보안(S&C)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한 3505억원, 9.4% 늘어난 278억원을 기록했다. 커머스 사업 매출은 20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늘었다.

MNO 매출 늘고 사업 의존도는 줄었다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MNO)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조9807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4%로 작년 1분기(65.7%) 대비 소폭 줄었다. 신사업을 늘리면서 통신사업 의존도가 그만큼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말 기준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674만명을 달성했다”며 “당초 5G가입자 연내 목표치가 900만명이였는데, 현재 추이를 볼 때 올해 중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최근 '언택트 요금제' 등 5G 신규 요금제를 늘려 이용자 선택권을 늘린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SK텔레콤은 “하반기에 새로운 구독 마케팅플랫폼을 내놓고 통합형 구독 서비스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앞서 MNO분야에서 AI 기반 구독형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구독형 상품을 통해 가입자 2000만명, 매출 6000억원을 확보하는게 목표다.

“상반기 중 인적분할 의결…주주가치 높일 것”

SK텔레콤의 올 1분기 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86.9% 급증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을 보유 지분율(20.1%)만큼 SK텔레콤의 영업외이익으로 반영했다는 얘기다. SK와이번스 매각 이익도 순이익이 오른 이유다. 이날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통한 조직개편안을 상반기 중에 이사회에서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연내 인적분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분할 후엔 MNO 위주 존속법인과 뉴ICT 사업을 책임지는 신설법인으로 회사가 나뉜다. 이를 통해 각 분야 투자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윤 SK텔레콤 CFO는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원스토아, ADT캡스 등 뉴ICT 자회사들의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올들어 주가 약 35% 상승…"인적분할·뉴ICT가 관건"

이날 SK텔레콤 주가는 전일대비 0.31% 오른 31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52주 신고가인 32만5000원까지 올랐다.

SK텔레콤 주가는 올들어 34.8% 뛰었다. 인적분할을 공식 발표한 지난달 14일 이후 주가상승폭은 약 8.8%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로 SK텔레콤 본업인 MNO 분야 실적 호조와 함께 비통신 사업 성장세도 확인됐다”며 “인적분할을 한 뒤에는 기존 주력 MNO사업 외 신사업 가치도 더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내 인적분할과 이후 배당정책, 우티와 11번가 등 산하 비통신기업 성장 속도가 향후 주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