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동화 '연민의 씨앗'·법정 미발표 유고집 '진리와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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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불교책 잇달아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86)가 쓴 동화책부터 ‘무소유’를 설파했던 법정 스님의 유고를 정리한 신간, 스님이 쓴 소설과 군법당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까지…. 오는 19일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눈길을 끄는 불교 관련서들이 잇따라 나왔다.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책은 달라이 라마가 쓴 첫 동화책 《연민의 씨앗》(불광출판사·사진 왼쪽)이다. 이 책은 달라이 라마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자신에게 심어준 ‘연민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구쟁이 소년이 불교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비록 글을 읽지는 못했지만 이웃에게 언제나 따뜻했던 어머니가 심어준 자비와 연민에 눈을 뜨는 과정을 자전 형식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아마존닷컴 등에서 동화책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책을 문태준 시인이 번역했다.《진리와 자유의길》(지식을만드는지식·오른쪽)은 2010년 입적한 법정 스님의 미발표 유고를 묶은 책이다. 2008년 《아름다운 마무리》(문학의 숲) 이후 13년 만에 나온 법정 스님의 신작이다. 1987년 전남 순천 송광사 수련생들을 위해 직접 작성한 수련 교재 친필 원고를 발견해 정리했다. 불교 출현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초기 불교의 특징, 보살행, 불교의 교리와 좌선 방법 등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일간지 기고나 유튜브 등으로 세상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스님들의 필력을 엿볼 수 있는 책도 여럿 나왔다. 광주 증심사 주지 중현 스님이 쓴 《불교를 안다는 것 불교를 한다는 것》(불광출판사)에는 종교의 역할과 포교 활동에 대한 고심이 담겼다. 중현 스님은 학생·노동 운동 이력을 지닌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아이들을 위한 피자가게를 운영하고, 종무행정의 온라인화를 추진했던 이력답게 수행 과정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는 등 신선한 글쓰기가 눈에 띈다.현역 군법사인 지용 법사가 쓴 《부처님 군대오신날》(맑은소리맑은나라)은 21년간 군법사로 재직하면서 보고 느낀 얘기들을 엮었다. 스님들이 군사훈련을 받는 모습, 배식판의 고기반찬을 둔 갈등 등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소설 반야심경》(문학세계사)은 강원 원주 송정암에서 수행 중인 혜범 스님이 쓴 두 권 분량의 장편소설이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좌절과 번민에 빠진 주인공이 굴곡진 인생사에도 불구하고 삶의 지혜와 진리를 깨닫고 일어서는 모습을 그렸다.
불교 전문작가인 박원자 씨가 조계종 전 종정 혜암 스님의 수행과 삶을 복원한 《혜암 평전》(조계종출판사), 중국의 대표적인 불경연구가 페이융의 《반야심경 마음공부》(허유영 옮김, 유노북스)도 눈길을 끈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