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가 페이스북·구글 투자의견 '매수'→'중립'으로 내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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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수익 기대 못미칠 가능성"씨티그룹이 페이스북과 구글의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선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이들 기업의 광고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씨티는 이 같은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씨티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최근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이 광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론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 대한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씨티는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세만으로 이 두 빅테크 주식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진단했다. 제이슨 배지넷 씨티 애널리스트는 “다수 투자자가 광고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근거가 빈약하다”며 “지난 6년 동안 모든 매체를 통틀어 미국의 광고지출은 개인소비지출의 1.6%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월가에서는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플랫폼기업의 광고 수익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잇달아 나왔다. 여행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정상화 신호를 보이며 호텔 예약 서비스, 영화 스튜디오 등의 광고 구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구글도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야 하는 중소기업이 새로운 광고주로 유입되고 있다”며 “광고 수익이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씨티는 이 두 종목에 대해 “지난해 코로나19로 겪은 혼란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져 성장 지표가 더디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주가도 고전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판단했다.
씨티는 페이스북과 알파벳의 목표가는 기존대로 유지했다. 알파벳은 2415달러, 페이스북은 320달러를 제시했다. 이날 알파벳은 2.56% 내린 2291.75달러, 페이스북은 4.11% 하락한 305.97달러에 마감했다.
설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