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ICT 기술 융합…노후 상수도 시설 현대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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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고려대 산학협력단의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단장 최승일 고려대 교수·사진)은 국가 예산을 지원 받아 상수도 사업 전반에 활용될 효율적인 개선기술과 운영·관리에 관한 토털솔루션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예산을 절약하고 국내 노후 수도시설의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수도관 중 설치한 지 30년이 지난 수도관로는 12.7%로 조사됐다. 2018년 한 해 상수도관 노후 등 수도관 문제로 7억2000만t의 수돗물이 누수됐다. 금액으로 환산한 피해 규모는 약 6581억원에 달한다. 노후화된 수도관을 정비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수돗물을 마시는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관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은 환경부가 2016년 8월부터 추진한 글로벌 톱 프로젝트 중 하나로 추진됐다. 국내 물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 친환경기술(ET)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상수도 관련 기술을 개발해 노후 수도시설을 개선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수자원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였다.
환경부는 2017년부터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상수도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상수도관을 정비하고, 수도 시설 노후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정수시설을 현대화하는 게 핵심이다.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은 환경부의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에 참여해 연구개발 및 산학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최승일 단장은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의 개발 기술과 제품들은 환경부의 핵심 정책으로 수행 중인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 스마트 상수관망 종합대책 및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 참여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나노막을 개발한 시노펙스는 지난 5년간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사업단에서 인도네시아 수방군수도국과 정수장 운영 및 생활용수 공급 BOT(건설·운영·양도) 사업 계약을 체결해 25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썬텍엔지니어링은 지능형 수질계측기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납품하고 있다.
피피아이는 자체 생산한 iPVC 파이프 및 이음관을 미국 캘리포니아 이스트베이 수도국에 납품하고 미국 롱브랜치와 하와이 공사 현장에 공급했다.또 미국 현지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설립해 미국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진정밀은 상수원 수질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기존 침전지보다 부피를 8분의 1 이하로 줄인 고효율 응집·부상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부산시와 공동으로 여과막(MF/UF) 실증화 연구를 했다. 부산시와 함께 연구개발을 수행한 여과막 기술은 수돗물 여과지에서 유충 누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서용엔지니어링은 수도관 내부 실시간 영상을 통한 상수관로 관리 시스템 및 원격 누수 위치 탐사장치 등을 개발해 상수관망 조사, 진단 및 유지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셈즈는 무선주파수식별(RFID) 상수도 맨홀정보 표지기를 개발해 인천시와 강원 춘천시에 공급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는 관로 소형화 매핑기술 및 관망 내에 프로브를 투입해 영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다기능 진단 로봇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실증 관로에서 신규 개발 제품에 대한 적용 실험과 상용화 장비 제작을 진행 중이다.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사업단이 기술 및 제품 상용화로 지난 5년간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매출은 약 36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고 정부는 사업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최승일 단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되는 기술과 장비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 수도사업의 효율을 증진해 많은 사람의 물 복지를 향상시킬 것”이라며 “관련 분야의 건실한 강소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해외 물 시장 진출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