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률 100%' 친환경 건물 목표…기술 개발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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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제로에너지건축이란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건물을 짓는 것이다.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로드맵에서 에너지 절약 및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내세운 개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바닥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 건설 공사에서 제로에너지건축을 의무화했다. 2025년부터는 새로 짓는 바닥면적 500㎡ 이상 모든 건축물이 제로에너지건축 의무 대상이 된다.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센터장 강용태 고려대 교수·사진)는 제로에너지건축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물에서 쓰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을 짓기 위한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에는 고려대 등 4개 대학 및 정부 출연 연구기관, 17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센터는 최근 5년간 SCI(E)급 국제학술지에 논문 58편을 발표하고 7064회 인용되는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 권위자인 강용태 센터장을 비롯해 학계, 전문가 등 100여 명이 모여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는 건물 내 에너지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20% 더 많은 ‘플러스에너지 20%’ 달성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부하를 패시브 디자인 설계를 통해 50% 줄이고, 냉난방을 포함한 액티브 시스템의 효율 향상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20% 감축한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건물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다 쓰고도 20%를 남기는 플러스에너지 20%를 달성할 계획이다.
일단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률 100% 달성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에너지 저장·변환, 건물에너지관리 최적화 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한다.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는 세 가지 분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그룹을 세 개로 나눠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1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생산·변환 성능 고도화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프로톤 전도성 세라믹 전해조를 활용한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해 잉여전력 연료화에 성공했다. 또 열·전기화학 에너지 변환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했다. 태양열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 일체형 하이브리드 외피모듈(BIPVT) 필름에 3차원(3D) 나노 텍스처 방열필름을 적용하는 연구도 수행 중이다.
2그룹은 고밀도 건물에너지 저장·활용 기술을 적용한 냉난방 겸용 혼합축열 기술 개발이 목표다. 이 그룹은 열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 및 상온 온도 차 열에너지 저장·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냉매·이온성 액체 혼합물을 통한 흡수 축열 기술을 개발했다.
3그룹은 패시브·액티브 원천기술 및 건물 유형별 통합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 개발을 통해 플러스에너지 20% 달성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중외피시스템, 창호일체형 자연환기 시스템 등 패시브 디자인 통합설계와 액티브 시스템의 고효율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 관계자는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개발을 통해 여름철 전력 사용 저감과 국가 에너지 소비패턴 개선,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플러스에너지 20% 달성 시 에너지가 필요한 시간과 필요한 양이 제각각인 건축물들을 하나로 묶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에너지그리드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연구센터가 연구개발 중인 열·전기 에너지 변환 시스템은 기후, 계절 조건 등 변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설계 예측 데이터 제공이 가능해 차세대 운송수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강용태 센터장은 “제로에너지빌딩을 뛰어넘어 미래를 대비하는 플러스에너지빌딩을 구현하고 국가의 정책적 로드맵 의무를 다하는 동시에 세계 건물에너지 기술 분야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