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끼가 주는 위로…프랑스 대학생들에게 한식 도시락 선물

주프랑스 한국대사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푸드 나눔 행사'
"요새 아르바이트거리도 끊겨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런 선물을 받으니 마음에 위로가 되네요. "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통·번역을 전공하면서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사는 러시아인 키라(33) 씨는 11일(현지시간) 두부 반찬이 담긴 도시락을 받아들고 활짝 웃음 지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틈틈이 행사 통역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온 키라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들어오는 일거리가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키라 씨가 대학 강의실에서 수업다운 수업을 들어본 지 오래고, 마지막으로 식당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해본 게 벌써 반년도 넘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부터 전국 단위 봉쇄 조치가 세 번이나 내려졌음에도 여전히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 외출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모두가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사는 요즘이지만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술집조차 없으며 돈벌이도 쉽지 않은 대학생들이 받아들이는 무게는 남다르다.

프랑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학생 식당에서 하루 두 끼 식사를 1유로(약 1천300원)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심리상담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주프랑스 한국대사관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날 프랑스로 유학 온 대학생, 대학원생이 모여 사는 파리 국제대학촌에서 'K-푸드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응원과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불고기 또는 두부 도시락 500개와 떡볶이·즉석밥·라면·김치·김 등이 담긴 밀키트 1천500개를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유대종 대사, 로랑스 마리옹 파리 국제대학촌 사무총장, 하정아 aT 파리지사장, 송세경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장 등이 참석했다. 유 대사는 과거 여러 국가의 도움을 받은 한국이 이제는 나눌 수 있는 국가가 됐다며 한국이 받은 따뜻한 마음을 140개가 넘는 국가에서 온 청년들과 다시 나눠 기쁘다고 말했다.

마리옹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1928년 세워진 파리 국제대학촌은 150여 개국에서 온 대학생과 대학원생, 연구원 등 1만2천명이 거주하는 대형 기숙사 시설이다.

국제대학촌 안에는 40개가 넘는 국가관이 있고, 각 국가관은 수용인원의 최소 30%를 외국인에게 배정하고 있다. 한국관은 2018년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