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품귀 현상 교훈삼아…배터리 확보전 격화할 듯 [독점 UBS리포트]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은 자동차 생산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빚은 생산 차질이 당초 생산 목표치의 4~5%였다면, 2분기(4~6월)에는 10%가량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UBS는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자료=UBS
1. 가격 믹스와 공급망에 이점이 있는 완성차 업체를 주목하라.

반도체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일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수익성 높은 고급 모델 판매를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거뒀다. 이런 가격 믹스 혜택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에는 유럽 시장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비축량이 많거나 공급망 접근성이 높아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업체들이 경쟁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 완성차 업체보다는 유럽 기업들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2. 자본 지출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생산능력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다음 달부터 자동차 부문의 최소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ON반도체는 2022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납품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은 이달 말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품 의뢰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인 '리드타임'이 수개월이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국가 보조금과 자본 지출을 통해 반도체 제조업체의 수익을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3.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진 뒤로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

재고를 하루치 이하로 최소화하면서 생산하는 '저스트인타임(just in time)' 생산방식은 완성차 업체들의 강점에서 위험 요소로 바뀌었다. 완성차업체들은 반도체 부족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충분한 전기차 배터리셀을 확보하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포드자동차와 BMW는 지난주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에 대한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주도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아시아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강한 마진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