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홍콩언론…사직·테러·DB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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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총수는 '가짜 뉴스'와 전쟁 선포…'빈과일보' 겨냥 해석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언론계도 요동치고 있다. 12일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홍콩 에포크타임스의 기자 륭전은 전날 오전 11시30분 호만틴에 위치한 집을 나서다가 괴한으로부터 몽둥이 습격을 당했다.
목격자가 HKFP에 전한 바에 따르면 차를 타고 지나가던 한 남성이 몽둥이를 들고 차에서 내린뒤 1분여 륭전의 다리를 수차례 가격했고, 이후 다시 차를 타고 달아났다.
륭전은 다리 여러군데에 타박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에포크타임스는 2018년 중국이 반체제 단체로 규정한 종교 및 기공 수련 조직 파룬궁(法輪功)과 연관된 언론사다.
앞서 한달 전에는 일련의 남성들이 대형 망치를 들고 에포크타임스 사무실을 습격해 인쇄기를 부수는 사건이 발생했다.
륭전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중국공산당을 지목했다. 홍콩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공개적으로 '가짜 뉴스'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그는 전날에도 완차이 구의회 회의에서 "증오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가짜 뉴스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탕 처장의 발언은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탕 처장은 자신의 경고가 특정 언론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RTHK에서는 최근 고위 간부들의 사직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정부 관리가 신임 방송국장(광파처장)에 임명된 이후 최근까지 최소 6명의 선임 간부들이 사임했다.
HKFP는 "RTHK에 최근 정부 관리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선임 편집 간부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친중 진영과 정부에서 RTHK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편집권 독립이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RTHK가 1년이 넘은 프로그램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삭제하는 작업에 돌입하자 시민사회에서 '세이브(Save) RTHK'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RTHK는 방영 12개월이 지난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삭제하는 게 관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RTHK가 지난해 경찰 등의 비판을 받은 시사평론 프로그램 '헤드라이너' 등을 우선적으로 삭제하고 있다면서 이들 프로그램을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 '세이브 RTHK'로 퍼다 나르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홍콩침례대 브루스 루이 교수는 RTHK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삭제하는 것은 대중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며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는 자신들만의 역사를 창조하려고 매우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래에 사람들은 시민사회 버전을 뺀 정부 버전의 역사만 알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언론에 대한 중국의 직접 통제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홍콩 명보는 지난 10일 홍콩 최대 위성방송인 봉황TV를 최근 인수한 홍콩 바우히니아문화홍콩집단유한공사(紫荊文化香港集團有限公司)가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는 기업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자체 취재 결과 지난달 봉황TV의 지분 37.9%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이 회사가 나흘 뒤 중국 본토 출신 이사 세 명을 새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콩에 문화중심 기업을 세우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중국 광둥성 선전의 부동산 대기업 카이사(佳兆業)그룹의 후계자가 홍콩 성도신문집단의 지분 28%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당 인수가 중국 재계 거물이나 중국 기업이 홍콩 언론을 소유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목격자가 HKFP에 전한 바에 따르면 차를 타고 지나가던 한 남성이 몽둥이를 들고 차에서 내린뒤 1분여 륭전의 다리를 수차례 가격했고, 이후 다시 차를 타고 달아났다.
륭전은 다리 여러군데에 타박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에포크타임스는 2018년 중국이 반체제 단체로 규정한 종교 및 기공 수련 조직 파룬궁(法輪功)과 연관된 언론사다.
앞서 한달 전에는 일련의 남성들이 대형 망치를 들고 에포크타임스 사무실을 습격해 인쇄기를 부수는 사건이 발생했다.
륭전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중국공산당을 지목했다. 홍콩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공개적으로 '가짜 뉴스'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그는 전날에도 완차이 구의회 회의에서 "증오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가짜 뉴스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탕 처장의 발언은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탕 처장은 자신의 경고가 특정 언론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RTHK에서는 최근 고위 간부들의 사직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정부 관리가 신임 방송국장(광파처장)에 임명된 이후 최근까지 최소 6명의 선임 간부들이 사임했다.
HKFP는 "RTHK에 최근 정부 관리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선임 편집 간부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친중 진영과 정부에서 RTHK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편집권 독립이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RTHK가 1년이 넘은 프로그램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삭제하는 작업에 돌입하자 시민사회에서 '세이브(Save) RTHK'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RTHK는 방영 12개월이 지난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삭제하는 게 관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RTHK가 지난해 경찰 등의 비판을 받은 시사평론 프로그램 '헤드라이너' 등을 우선적으로 삭제하고 있다면서 이들 프로그램을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 '세이브 RTHK'로 퍼다 나르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홍콩침례대 브루스 루이 교수는 RTHK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삭제하는 것은 대중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며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는 자신들만의 역사를 창조하려고 매우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래에 사람들은 시민사회 버전을 뺀 정부 버전의 역사만 알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언론에 대한 중국의 직접 통제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홍콩 명보는 지난 10일 홍콩 최대 위성방송인 봉황TV를 최근 인수한 홍콩 바우히니아문화홍콩집단유한공사(紫荊文化香港集團有限公司)가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는 기업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자체 취재 결과 지난달 봉황TV의 지분 37.9%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이 회사가 나흘 뒤 중국 본토 출신 이사 세 명을 새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콩에 문화중심 기업을 세우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중국 광둥성 선전의 부동산 대기업 카이사(佳兆業)그룹의 후계자가 홍콩 성도신문집단의 지분 28%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당 인수가 중국 재계 거물이나 중국 기업이 홍콩 언론을 소유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