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COMPANY]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4중 멀티타깃 전략으로 NASH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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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는 국내 최초 4중 작용제로 NASH 사냥에 나섰다. 다양한 호르몬 펩타이드를 조합한 신약으로 NASH의 다양한 발병원인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NASH 치료제 개발에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10년쯤부터다. 2018년께부터는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임상 2상, 임상 3상에 진입하는 후보물질들이 하나둘씩 나왔다.지난해엔 나스닥 상장사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의 ‘오칼리바’는 임상 3상을 마치며 주목을 받았다. 임상 3상에서 얻은 긍정적인 결과로 미루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는 첫 NASH 치료제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부작용에 발목이 잡혔다.
이와는 반대로 부족한 효능 때문에 허가당국의 벽을 넘지 못하는 사례도 쏟아졌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은 치료 효능 면에서 FDA가 정한 기준에 미달했다.
박성진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는 “한 가지 표적만을 노려선 NASH를 잡기 어렵다는 경험적인 지식이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축적되고 있다”며 “다양한 발병 기전이 있는 질환일수록 다각도로 접근해야 해결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원진바이오)는 4종류의 표적을 가진 다중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 4중 표적 NASH 치료제
원진바이오의 4중 표적 치료 후보물질 ‘OGB21502’는 독자 개발한 플랫폼 기술인 ‘유니스택’에 GLP-1, GIP, 안티사이토카인(α 사이토카인), FGF21 자극제를 붙인 약물이다. NASH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 중 하나의 약물이 4개 표적을 동시에 노리는 기전은 국내외를 통틀어도 드물다.
GLP-1은 비만치료제로 잘 알려진 삭센다의 주성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GLP-1은 음식을 먹었을 때 체내에서 분비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장의 운동을 저하시키고 식욕을 떨어뜨린다. GIP 또한 GLP-1과 유사한 호르몬으로 식욕을 감소시켜 체중을 감량하는 효과가 있다. NASH는 대사 질환이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도 지방간 수치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FGF21 자극제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려는 제약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물질이다.
원진바이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안티사이토카인을 하나 더 추가했다. 사이토카인은 체내에서 면역 반응 및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간 섬유화는 반복되는 염증반응에 의한 결과물인데, 사이토카인의 활성을 억제해 염증반응을 줄이고 나아가 섬유화까지 감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물실험에선 이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실험쥐에게 투여한 결과 NASH가 100% 완치되는 결과를 얻었다. 간 섬유화를 유도한 모델의 쥐에서도 섬유화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점수가 4.0에서 2.4로 감소했다. 박 대표는 “2024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니스택 플랫폼 기술
원진바이오가 다중 표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 회사의 독자 기술인 ‘유니스택’이 있다. 다중항체처럼 여러 개의 물질을 줄줄이 붙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박 대표는 “항체 역할을 하는 알부민을 몸통으로 삼아 그 위로 이론상 무한대로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으론 4~5개 까지는 큰 무리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엔 유니스택을 활용해 산업용 효소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한양행 수석연구원 출신 임대성 CTO를 영입하면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임 CTO는 유니스택이 다양한 성분을 한 번에 체내로 전달할 수 있는 만큼 발병 원인이 다양한 NASH나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유효할 것으로 봤다.
박 대표는 “여러 물질을 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리더가 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임 CTO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며 “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이중항체 플랫폼은 50여 개, 삼중항체 플랫폼은 5~6개 수준이어서 유니스택은 원진바이오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수율 면에서도 크게 우려할 내용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다양한 성분을 붙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것도 설계와 생산상의 어려움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설계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플랫폼”이라며 “생산 최적화를 거치면 생산수율에 문제없으면서도 치료효과가 우수한 신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원진바이오는 NASH 치료제 외에도 유니스택 플랫폼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삼중 표적 종양미세환경 면역 항암제’로 유니스택에 PD1과 CTL A4, VEGF 저해제를 붙였다. PD1은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을 하며, CTLA4는 면역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CTLA4는 단독치료제로는 잘 쓰이지 않지만 최근 병용요법에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VEGF 저해제는 종양 주위 신생혈관의 형성을 막아 종양미세환경의 형성을 막을 수 있다.
원진바이오는 2024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분석>
조기 기술이전 가능성 커 by 강지수 비엔에이치인베스트먼트 상무
독자적인 멀티-타깃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많아 조기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다. 조기 라이선싱아웃 가능성 및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부족한 효능 때문에 허가당국의 벽을 넘지 못하는 사례도 쏟아졌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은 치료 효능 면에서 FDA가 정한 기준에 미달했다.
박성진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는 “한 가지 표적만을 노려선 NASH를 잡기 어렵다는 경험적인 지식이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축적되고 있다”며 “다양한 발병 기전이 있는 질환일수록 다각도로 접근해야 해결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원진바이오)는 4종류의 표적을 가진 다중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 4중 표적 NASH 치료제
원진바이오의 4중 표적 치료 후보물질 ‘OGB21502’는 독자 개발한 플랫폼 기술인 ‘유니스택’에 GLP-1, GIP, 안티사이토카인(α 사이토카인), FGF21 자극제를 붙인 약물이다. NASH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 중 하나의 약물이 4개 표적을 동시에 노리는 기전은 국내외를 통틀어도 드물다.
GLP-1은 비만치료제로 잘 알려진 삭센다의 주성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GLP-1은 음식을 먹었을 때 체내에서 분비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장의 운동을 저하시키고 식욕을 떨어뜨린다. GIP 또한 GLP-1과 유사한 호르몬으로 식욕을 감소시켜 체중을 감량하는 효과가 있다. NASH는 대사 질환이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도 지방간 수치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FGF21 자극제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려는 제약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물질이다.
원진바이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안티사이토카인을 하나 더 추가했다. 사이토카인은 체내에서 면역 반응 및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간 섬유화는 반복되는 염증반응에 의한 결과물인데, 사이토카인의 활성을 억제해 염증반응을 줄이고 나아가 섬유화까지 감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물실험에선 이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실험쥐에게 투여한 결과 NASH가 100% 완치되는 결과를 얻었다. 간 섬유화를 유도한 모델의 쥐에서도 섬유화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점수가 4.0에서 2.4로 감소했다. 박 대표는 “2024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니스택 플랫폼 기술
원진바이오가 다중 표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 회사의 독자 기술인 ‘유니스택’이 있다. 다중항체처럼 여러 개의 물질을 줄줄이 붙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박 대표는 “항체 역할을 하는 알부민을 몸통으로 삼아 그 위로 이론상 무한대로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으론 4~5개 까지는 큰 무리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엔 유니스택을 활용해 산업용 효소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한양행 수석연구원 출신 임대성 CTO를 영입하면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임 CTO는 유니스택이 다양한 성분을 한 번에 체내로 전달할 수 있는 만큼 발병 원인이 다양한 NASH나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유효할 것으로 봤다.
박 대표는 “여러 물질을 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리더가 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임 CTO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며 “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이중항체 플랫폼은 50여 개, 삼중항체 플랫폼은 5~6개 수준이어서 유니스택은 원진바이오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수율 면에서도 크게 우려할 내용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다양한 성분을 붙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것도 설계와 생산상의 어려움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설계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플랫폼”이라며 “생산 최적화를 거치면 생산수율에 문제없으면서도 치료효과가 우수한 신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원진바이오는 NASH 치료제 외에도 유니스택 플랫폼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삼중 표적 종양미세환경 면역 항암제’로 유니스택에 PD1과 CTL A4, VEGF 저해제를 붙였다. PD1은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을 하며, CTLA4는 면역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CTLA4는 단독치료제로는 잘 쓰이지 않지만 최근 병용요법에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VEGF 저해제는 종양 주위 신생혈관의 형성을 막아 종양미세환경의 형성을 막을 수 있다.
원진바이오는 2024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분석>
조기 기술이전 가능성 커 by 강지수 비엔에이치인베스트먼트 상무
독자적인 멀티-타깃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많아 조기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다. 조기 라이선싱아웃 가능성 및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