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외국인 총수 지정 배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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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제도는 내국인 위주로 설계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중 ‘동일인(총수) 지정제도 개편 방안’ 연구용역 공고를 낸다. 김범석 쿠팡 의장이 미국 국적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총수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발생한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가 변경될지 주목된다.
디지털서도 경제력 집중 나타나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집단 규제가 내·외국인에게 차별 없이 적용돼야 하지만 현행 제도는 내국인 위주로 설계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동일인 제도 개편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제도 개편을 통해 외국인에 대한 형사 제재 여부와 친족 범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쿠팡 사례처럼 외국인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동일인 지정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공정위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 동일인 정의부터 새롭게 마련하고, 동일인 관련자 범위의 적합성 여부도 따져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쿠팡을 신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김 의장이 아니라 쿠팡의 한국법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했다. 조 위원장은 또 IT기업이 대기업 규제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장 선점 효과가 두드러지는 디지털 영역에서 경제력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규제의 정책 목표는 경제력 집중과 지배구조 이슈”라며 “IT기업도 전통적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어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플랫폼 사업자가 미치는 혁신의 부정적 측면을 잘 관리해야 소비자와 입점 업체, 그리고 다른 플랫폼 사업자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다만 혁신의 긍정적 측면을 저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규제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